▲ 김소영(오른쪽)과 공희용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한국 선수끼리 맞붙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가 웃었다.

여자복식 세계랭킹 5위인 김소영-공희용은 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3·4위 결정전에서 이소희-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 조를 2-0(21-10, 21-17)으로 꺾고 동메달을 품에 안았다.

김소영과 공희용은 1게임을 21-10으로 가볍게 잡고 기선을 제압했다. 기습적인 롱서비스와 긴 랠리에서 높은 집중력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이소희-신승찬도 추격에 나섰다. 공희용 실수를 유도하는 공격적인 네트 플레이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2게임 중반까지 13-13으로 팽팽히 맞서며 1게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전위에서 좌우 코너를 찌르는 김소영 푸싱이 날카로웠다. 공희용도 날카로운 스매싱으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다. 조금씩 점수 차가 벌어졌고 결국 21-17로 2게임도 따냈다.

동메달 여정은 쉽지 않았다. 김소영-공희용은 1차전에서 가브리엘라 스토에바-스테파니 스토에바(불가리아)를 2-1, 16강에선 종콜판 키티타라쿨-라윈다 프라종자이(태국)를 2-0으로 꺾고 8강에 안착했다.

8강부터 세계 최정상 셔틀콕 랭커들과 잇따라 붙었다. 세계랭킹 2위 마쓰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일본)를 듀스 접전 끝에 2-1로 잡고 어렵게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3게임을 28-26으로 마무리할 만큼 힘겨운 승부였다.

하지만 4강에서 세계랭킹 3위에게 무릎을 꿇었다. 천칭천-자이판(중국)에게 0-2로 아쉽게 패했다. 이로써 한국 조끼리 맞붙는 '잔인한' 동메달 결정전이 성사됐다. 앞서 인도네시아에 패한 이소희-신승찬과 시상대 셋째 칸을 다투게 됐고 결국 동메달을 손에 쥐었다.

한국은 8개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챙기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실 도쿄올림픽에서 성과는 다소 아쉽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이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도쿄 대회에선 남자 단식 허광희(삼성생명)와 여자 단식 안세영(삼성생명), 혼합복식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이 모두 8강에서 미끄러졌다. 남자복식 최솔규(요넥스)-서승재(삼성생명)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여자복식이 배드민턴 강국 자존심을 지켜 냈다.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동메달을 차지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은 배드민턴이 올림픽에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8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는 점을 위안 삼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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