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한수가 도쿄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지바, 정형근 기자] 한국 레슬링의 희망 류한수(33, 삼성생명)가 8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3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7kg급 16강전에서 모하메드 이브라힘 엘-사예드(23, 이집트)에게 1점 차로 졌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 다른 경기 결과를 보고 패자부활전 진출을 기대해야 한다.

16강 결정전에서 압델말레크 메라베트(20, 알제리)를 8-0 테크니컬 폴로 이긴 류한수는 16강에서 아프리카 최강자를 만났다

엘-사예드는 2019년 아프리카게임 금메달, 2016·2018·2019·2020년 아프리카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차지했다. 16강에 직행했기 때문에, 16강 결정전을 치르고 올라온 류한수에 비해 체력 상태가 좋았다.

류한수는 엘-사예드에게 1세트 4점과 2점을 내줘 0-6으로 끌려갔다. 2세트 2점을 만회했지만 1점을 내줬다. 2-7의 상황.

후반 1분 30초를 남기고 태클에 성공했다. 비디오 판독 후 점수가 인정돼 4-7까지 따라붙었다. 종료 16초 남기고 또 태클로 넘어뜨려 극적으로 6-7을 만들었다.

그러나 시간을 끌며 수비적으로 나온 엘-사예드를 상대로 통한의 1점 차를 뒤집지 못했다. 종료 버저가 울리자, 류한수는 너무 아쉽다는 듯 매트에 누워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도쿄 올림픽 레슬링 국가대표는 류한수, 김민석 단 두 명뿐이었다. 그레코로만형 130kg급 김민석이 지난 1일 탈락해 류한수만 남아 있었다.

레슬링 국가대표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지난 5월 본선 진출권을 따기 위해 국제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었는데 여러 선수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됐다.

이 바람에 올림픽 진출을 위한 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 등은 도쿄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레슬링은 올림픽 효자 종목이었다. 1976년 몬트리올에서 양정모가 금메달을 획득한 이래로 총 11개의 금메달을 가져왔다.

류한수는 동료들의 염원과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을 어깨에 지고 매트에 올랐다.

류한수는 2013·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2014·2018년 아시안게임, 2015년·2018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랜드슬램의 최종 퍼즐이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메달권에 들지 못하고 충격 탈락한 류한수는 "선수 생활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오겠다. 목표는 금메달"이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딸 수 있는 실낱 같은 희망이 있다. 류한수를 이긴 엘-사예드가 연전연승해 결승에 올라야 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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