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쉬워하는 장우진 ⓒ 연합뉴스
▲ 정영식과 이상수(뒷줄 왼쪽부터)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이 세계 랭킹 1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중국에 막혀 단체전 결승행이 아쉽게 무산됐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4강전에서 중국에 0-3으로 패했다.

그러나 메달 사냥이 끝난 건 아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희망을 이어 간다. 오는 6일 일본-독일 전 승자와 시상대 셋째 칸을 놓고 격돌한다.

첫 매치는 복식 대결. 정영식-이상수(복식 세계랭킹 2위 조)가 한 조를 이뤄 쉬신-마룽을 상대했다. 1세트를 5-11로 내준 뒤 2, 3세트도 내리 3점 차 이상으로 뺏겼다. 당대를 넘어 역대 1, 2위를 다투는 쉬신, 마룽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1게임을 허락했다.

두 번째 매치는 단식 대결로 장우진이 판젠둥(단식 세계랭킹 1위)을 상대해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좌우 구석을 날카롭게 찌르는 맞드라이브와 공격적인 리시브에 당했다. 2, 3세트 모두 초반에 앞서다 잇달아 공격 실책을 범한 게 뼈아팠다.

매치스코어 0-2로 끌려간 한국은 세 번째 단식에서 '맏형' 이상수(단식 세계랭킹 22위)를 내세웠다. 중국은 세계 3위 마룽을 낙점했다. 1세트를 접전 끝에 9-11로 내준 이상수는 2세트 역시 난타전을 벌였지만 8-11로 졌다. 아무리 강한 공도 빈곳으로 정확히 찔러넣는 마룽 리시브에 흔들렸다. 반박자 빠른 포핸드 드라이브를 꽂아도 무리없이 쳐내는 상대 수비에 흐름을 뺏겼다.

그러나 중반부터 눈부신 뒷심을 발휘했다. 포핸드·백핸드를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마룽 몸쪽을 노린 드라이브가 조금씩 통하기 시작했다. 이상수는 3세트를 11-9, 4세트도 듀스 접전 끝에 15-13으로 가져오며 세트스코어 2-2, 타이를 일궈 냈다. 결국 5세트를 내주며 경기를 마감했지만 끝까지 포기 않는 놀라운 응집력을 보여 줬다.

5년 전 끊긴 올림픽 메달을 여전히 겨냥한다. 한국 남자 탁구는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중국, 일본, 독일에 밀려 입상에 실패했다.

리우 대회에선 부진했지만 이후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2018년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동메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수확해 부활 청신호를 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남녀 통틀어 올림픽 4개 대회 연속 개인전 노메달에 그쳤다. 개인전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선 단체전. 남자 대표팀은 16강에서 슬로베니아를 따돌리고 산뜻한 출발을 알린 데 이어 8강서도 세계 랭킹 5위 브라질을 잡고 좋은 흐름을 이어 갔다.

그러나 현 세계랭킹 1~3위로 이뤄진 '만리장성'을 끝내 넘지 못하고 아쉽게 결승행이 불발됐다. 이날 오후 열리는 일본-독일 전 승자를 상대로 5년 만에 단체전 메달 획득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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