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브리엘 토마스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육상은 '하계올림픽 꽃'으로 불린다.

도쿄올림픽에서 치러지는 총 33개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48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이 부문 2위 수영경영보다 13개가 많다.

미국이 스포츠강국으로 꼽히는 이유도 육상에 있다. 매 올림픽마다 육상에서 10개 이상 금맥을 가볍게 캔다.

이번 대회 전까지 미국은 통산 320개에 달하는 금메달을 트랙 위에서 일궜다. 라이벌 러시아(64개)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

마라톤을 제외한 모든 '뛰는 종목'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뽐내는 나라가 미국이다.

그런 미국에 육상 여자 200m 동메달은 '끌리는 뉴스'가 아니다. 스포트라이트에서 한참 비켜선 성취다.

하나 도쿄올림픽은 예외다. 여러 미국 언론이 자국 육상 동메달리스트를 주목하고 있다.

가브리엘 토마스(25, 미국)는 지난 3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87를 기록했다.

일레인 톰프슨(28, 자메이카) 크리스틴 엠보마(18, 나미비아)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시상대 셋째 칸에 당당히 두 발을 디뎠다.

그러자 미국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이 토마스 동메달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호평을 넘어 상찬을 쏟아 냈다. "미국 대통령 당선보다 어려운 일을 그녀가 해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실 토마스는 명문 하버드대에서 신경생물학과 국제보건학을 전공한 수재다. 현재도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역학을 공부하며 연필을 놓지 않고 있다.

하버드대 시절부터 유명했다. 3학년 때까지 100m, 200m 등 육상 6개 종목을 오가며 22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교는 물론 아이비리그 신기록을 제 손으로 썼다.

타임이 "하버드대 출신이 미국 대통령보다 오르기 힘든 자리가 있다면 그건 바로 올림픽 육상 메달리스트일 것"이라며 혀를 내두른 이유다.

토마스에게도 올림픽 동메달은 놀라운 성취다. 경기 뒤 타임과 인터뷰에서 "한 명의 러너로서 육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도 내가 동메달을 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원래 꿈은 '그저 대표 팀에만 승선하자'였다. 이젠 아니다. 앞으로 난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꿈을 이루기 위해) 정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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