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구 여제' 김연경은 도쿄올림픽 폐막식까지 남아 있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세계 4위’ 터키를 꺾고 4강에 진출한 여운은 아직 남아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 올림픽 시작 전 “폐막식까지 남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한국은 4일 일본 아리아케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터키와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3-2(17-25,25-17,28-26,18-25,15-13)로 승리했다.  

도쿄올림픽에 나서기 직전 김연경은 “올림픽에 최대한 남아 있고 싶다”며 "폐막식에도 참가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폐막식이 열리는 8일은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결승전과 동메달결정전이 열리는 날. 김연경을 앞세운 한국은 8강전에서 '세계 4위‘ 터키를 꺾는 기적을 썼고 대회 최종일까지 남게 됐다. 

4강 진출 소감을 묻자 김연경은 “누가 정말 4강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2012 런던 올림픽 때는 4강의 의미를 잘 몰랐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많은 준비를 했고, 그 의미가 컸다. 사실 8강에서 터키가 아닌 다른 팀과 만나고 싶었다.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남은 2경기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4강 상대는 브라질로 결정됐다. 리턴매치다. 브라질은 4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4강에 올랐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브라질에 0-3으로 패했다. ‘세계 2위’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김연경은 12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과 경기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일전에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극적인 승리를 거둔 이후 팀 사기가 올랐다. ‘세계 4위’ 터키를 5세트에서 제압한 한국은 제2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용병술도 적중하고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철저한 ‘게임 플랜’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 양효진은 “감독님이 비디오를 정말 많이 보신다. 경기는 감독님이 주문하는 그대로 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정신이 깨어 있다. 전략을 생각하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수비와 블로킹, 공격할 것 없이 상대 선수와 팀에 맞춰서 플레이를 한다”고 밝혔다. 

강호 브라질을 넘기 위해서는 ‘원 팀’으로 맞서야 한다. 한국은 터키와 경기에서 박은진과 정지윤, 안혜진 등을 투입했고 모든 선수들이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김연경은 “준비를 많이 한 사실을 모든 선수들이 알고 있다. 우린 준비된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 (4강 경기도) 한 점 한 점 최선을 다하겠다. 매 경기에 전 선수가 모두 출전하는 것 같다. 각자 언제든지 출전 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 원 팀이기 때문에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브라질과 4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김연경이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위,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5위를 기록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약 4개월 동안 외부 활동 없이 훈련에 매진했다. 김연경은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다. 외부 활동을 한 번도 못 했다. VNL에서도 못했고 자가격리나 코호트(동일집단격리) 훈련, 진천선수촌 훈련 등을 하며 올림픽에 대비했다. 4강에 진출하니 이것을 위해 버텼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모두가 터키전 패배를 예상했지만, 김연경의 '라스트댄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원 팀으로 브라질과 맞서는 한국은 조직력과 투지로 후회하지 않을 명승부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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