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적인 피지컬부터 개인 기량까지. 한국과 스웨덴의 차이는 매우 컸다.
[스포티비뉴스=요요기, 맹봉주 기자] 여자핸드볼이 8강에서 짐을 쌌다. 올림픽 출전이 곧 메달로 이어지던 영광은 사라진지 오래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핸드볼 8강전에서 스웨덴에 30-39로 졌다.

완패였다. 한국은 전반부터 큰 점수 차로 달아나는 스웨덴을 바라만 봤다. 8강전이라기에 민망한 수준의 경기력이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 밀렸다. 급기야 후반에는 주축선수들을 빼고 어린선수들을 넣으며 일찍부터 '백기'를 들었다.

여자핸드볼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땄다. 한국 구기 종목 중 가장 많은 메달 횟수를 자랑했다.

역대 올림픽 핸드볼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나라도 한국과 노르웨이다.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개봉해 큰 인기를 얻는 등 여자핸드볼은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젠 모두 다 옛날 얘기다. 2012 런던 대회부터 올림픽 3회 연속 '노메달'에 그쳤다. 2016 리우 대회에선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이번 대회에도 간신히 8강에 올랐다. 1승 1무 3패로 경우의 수까지 따져가며 8강 마지노선인 조 4위에 턱걸이했다.

스웨덴전을 마치고 강재원 감독은 사과부터 했다. 그 정도로 경기력 자체에 문제가 많았다. 현장에선 "한국 핸드볼이 이 정도였나?"라는 회의감 섞인 시선이 많았다.

강재원 감독은 "죄송하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세계 상위권과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제 외국선수들은 키만 큰 게 아니라 스피드도 우리보다 빠르다. 정말 많은 걸 느꼈다. 여기서 변화가 없으면 국제대회에서 한국 여자핸드볼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 한국의 에이스, 류은희가 스웨덴 수비를 앞에 두고 슛을 던지고 있다.
한국은 2012 런던 대회 이후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도 대표팀 주축은 대부분 30대 이상의 베테랑들이다.

선수들의 실력도 정체됐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핸드볼 현장에선 얕은 선수층, 떨어지는 기본기 등 국제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목소리가 자주 나왔다.

키, 힘 등 신체적인 능력은 예전부터 유럽 선수들이 좋았다. 한국은 이를 빠른 스피드, 화려한 개인기, 지치지 않은 체력으로 극복했다. 하지만 최근엔 이 같은 한국의 장점들이 사라졌다.

정유라는 "한국 핸드볼이 예전같지 않다는 걸 느꼈다. 동시에 많이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엔 유럽 강팀들과 붙어도 비벼 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스피드, 힘, 체력 등 모든 부분에서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우리가 따라가기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다"라고 털어놨다.

이런 추세라면 올림픽이 아니라 아시아 무대에서도 설 자리는 좁아질 수 있다. 강재원 감독은 "우리는 당장 훈련 방법부터 고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가올 파리올림픽이나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세계대회에서 1승도 하기 힘들어진다"며 갈수록 심화되는 국제경쟁력 약화를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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