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우진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5년 전 한국탁구는 '노메달' 수모로 고개를 떨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탁구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메달 0개'는 리우 대회가 최초였다.

이 대회 전까지 한국은 금메달 3개를 비롯, 총 17개 메달을 쓸어 담아 중국에 이은 2인자 이미지가 강했다. '리우 충격'은 30년 가까이 한국이 누린 탁구 강호 입지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이제 다시 올림픽 메달을 겨냥한다. 상대는 숙적 일본.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이 명가 재건 신호탄을 쏘기 위해 탁구채를 움켜쥔다.

한국은 6일 오전 11시 2020년 도쿄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개최국 일본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 정영식과 이상수(뒷줄 왼쪽부터) ⓒ 연합뉴스
일본과 상대 전적은 11승 4패로 앞선다. 하나 최근 5년간 성적은 1승 1패로 팽팽하다.

대회 기세는 오히려 일본이 더 좋다. 미즈타니 준(32)과 이토 미마(21)가 호흡을 맞춘 혼합복식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4개 대회 연속 개인전 노메달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신동' 하리모토 도모카즈(18)가 개인 단식에서 부진을 딛고 부활한 점도 부담이다. 하리모토는 지난 4일 독일과 단체전 4강전에서 두 경기를 역전승으로 책임지며 제 리듬을 찾았다.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다르코 요르기치(슬로베니아)에게 3-4로 충격패한 타격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평이다. 일본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리모토를 단식 두 경기에 내보낼 가능성이 높다.

정영식(미래에셋증권)-이상수(삼성생명)라는 복식 세계랭킹 2위 조를 보유한 한국은 첫 경기인 복식을 무조건 잡고 단식에서 장우진(미래에셋증권)에게 기대를 건다. 장우진이 단식 2게임에서 하리모토를 잡아 매치스코어 2-0으로 승리 초석을 쌓는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것이다.

한국 남자 탁구는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그러나 리우 대회에선 중국, 일본, 독일에 밀려 입상에 실패했다.

브라질에선 부진했지만 이후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2018년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동메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수확해 부활 청신호를 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남녀 통틀어 올림픽 4개 대회 연속 개인전 노메달에 그쳤다. 개인전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선 단체전. 남자 대표팀은 16강에서 슬로베니아를 따돌리고 산뜻한 출발을 알린 데 이어 8강서도 세계 랭킹 5위 브라질을 잡고 좋은 흐름을 이어 갔다.

그러나 현 세계랭킹 1~3위로 이뤄진 '만리장성'은 끝내 넘지 못하고 아쉽게 결승행이 불발됐다. 이제 한일전으로 치러질 동메달 결정전에서 9년 만에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린다. 명가 부활 깃발도 아울러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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