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우진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이 숙적 일본에 패하며 단체전 동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한국은 6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1-3으로 졌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한국은 정영식-이상수(복식 세계랭킹 2위 조)가 나선 첫 번째 복식 대결에서 미즈타니 준-니와 고키가 호흡을 맞춘 일본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져 첫 게임을 내줬다. 각도를 크게 틀어 좌우 구석을 찌르는 미즈타니 백핸드 푸싱에 연이어 실점을 허락했다.

두 번째 단식 대결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장우진이 일본이 자랑하는 '탁구 신동' 하리모토 도모카즈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암만 까다로운 공도 강력한 맞드라이브로 응수하는 하리모토 수비에 리듬이 흔들렸다.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상황에서 듀스 접전 끝에 10-12로 3세트를 내준 것이 뼈아팠다. 결국 4세트도 7-11로 뺏기고 2게임을 끝냈다.

'에이스' 정영식이 흐름을 끊었다. 세 번째 단식 대결에서 니와를 압도했다. 첫 세트를 11-3으로 완승하며 기세를 탄 뒤 2세트도 11-8로 획득하며 승기를 쥐었다. 상대 몸쪽을 겨냥하는 백핸드 드라이브가 속속 꽂혔다. 3세트 역시 11-7로 따내며 경기 시작 25분 만에 세트스코어 3-0으로 4번 주자 장우진에게 공을 넘겼다.

그러나 세계랭킹 11위로 한국에서 단식 순위가 가장 높은 장우진이 분위기를 잇는데 실패했다.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12-14, 2세트도 9-11로 내리 내줬다. 앞서 복식에서 위력을 증명한 미즈타니 백핸드 공격에 좀체 대응하지 못했다. 3세트마저 뺏기면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5년 전 한국탁구는 노메달 수모로 고개를 떨궜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탁구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메달 0개'는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가 최초였다.

도쿄 대회에서 9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겨냥했지만 눈앞에서 불발됐다. 2개 대회 연속 노메달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간 한국은 올림픽 탁구에서 금메달 3개를 포함, 총 17개 메달을 수확했다. 중국을 위협하는 2인자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 목표는 분명했다. '리우 충격'을 딛고 메달을 목에 걸어 명가 재건 기치를 올리는 게 최우선 타깃이었다.

하지만 목표 달성은 녹록잖았다. 남녀 통틀어 개인전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림픽 4개 대회 연속 개인전 노메달에 그쳤다.

이 탓에 단체전이 최후의 보루였다. 여자 대표팀은 8강에서 세계 3위 독일 벽에 막혀 걸음을 멈췄지만 남자 대표팀은 순항을 이어 갔다. 16강에서 슬로베니아를 꺾고 산뜻한 출발을 알린 데 이어 8강서도 세계 5위 브라질을 잡고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아쉽게 결승행은 무산됐다. 현 세계랭킹 1~3위로 이뤄진 중국 성곽은 높고 단단했다. 한일전으로 치러진 3·4위 결정전에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두세 뼘이 모자랐다. 올림픽 시상대에 발 딛는 일을 2024년 파리 올림픽으로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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