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웅태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한국 근대5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전웅태는 7일 일본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5개 종목 합계 1470점을 얻어 조셉 충(영국, 1천482점), 아메드 엘젠디(이집트, 1천477점)에 이어 3위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1964년 도쿄 대회부터 올림픽 근대5종에 출전한 한국의 사상 첫 메달이다. 이전까지 한국의 근대5종 올림픽 최고 성적은 11위였다. 아시아 선수의 메달 획득도 2012년 런던 올림픽서 차오중룽(중국)의 남자 개인전 은메달에 이어 역대 두 번째였다. 

근대5종은 에페 펜싱, 수영 200m, 승마 장애물, 레이저런(사격+육상 복합 경기)을 모두 치른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경기다. 이틀에 걸쳐 모든 종목을 완주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뛰어난 체력, 다재다능함이 필요하다. 

전웅태는 5일 펜싱 랭킹 라운드 출발이 그리 좋지 않았다. 35경기 중 21승으로 9위(226점)로 출발했다. 이후 7일에 열린 수영에서 1분57초23의 기록으로 전체 6위에 올라 316점을 더했다.

펜싱 보너스 라운드에서 점수를 따내지 못한 전웅태는 승마에서 289점을 획득, 세 종목 합산 831점으로 4위까지 올라섰다. 마지막 경기인 육상과 사격을 결합한 레이저런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3위로 마무리했다.

전웅태는 수영 선수 출신이다. 중학교를 수영 엘리트 선수로 진학할 정도였다. 그러나 평균 3~5위에 머물면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폐활량이 좋다는 이유로 출전한 육상 경기에서 근대5종 감독의 눈에 띄게 되었다. 그때부터 근대5종으로 종목을 전환했다.

전웅태는 차곡차곡 자신의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2018년에 개최된 국제근대5종연맹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3차)와 은메달 2개(4차, 파이널)를 획득하며 랭킹 2위에 올랐고, 아시안게임에서 1위에 오르며 세계 랭킹 1위까지 차지했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공식 정보사이트인 '마이인포'는 근대5종 경기 메달 후보로 전웅태를 포함시킬 정도로 시상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이 컸다.

전웅태는 기대감을 현실로 만들었다. 특히 그의 강점은 레이저런이다. 이 부문 올림픽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체력적인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사격을 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전웅태는 침착했다. 결국 그는 이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끌어올리면서 동메달을 따는 데 성공했다. 

한편 전웅태와 함께 출전한 정진화(LH)는 펜싱, 수영, 승마까지 세 종목 합계 847점으로 전체 2위를 달릴 정도로 기세가 좋았다. 하지만 마지막 레이저런에서 두 계단 내려오며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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