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효진
[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이 마무리됐다. 김연경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가 분전했으나 '세계 6위' 세르비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8일 일본 아리아케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3·4위 결정전에서 '세계 6위' 세르비아에 세트스코어 0-3(18-25, 15-25, 15-25)으로 패했다.

한국 여자 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최고 성적이다. 김연경이 뛰었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위,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5위에 올랐다. 45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했지만 눈앞에서 아쉽게 불발됐다.

지난 10여년간 대표 팀 중앙을 지킨 주전 센터 양효진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오늘(8일)이 마지막이니까 끝까지 해보자고 선수들끼리 얘기를 나눴다. 결과는 아쉽지만 준비를 잘했기에 후회는 남지 않는다"고 덤덤히 말했다.

"세르비아에 워낙 강한 선수(티아나 보스코비치)가 있었다. 중요한 매치라 그 선수에게 유독 공이 많이 몰린 것 같다. 패하면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 (나쁘지 않게)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도쿄 대회는 김연경(33, 중국 상하이)의 마지막 올림픽이었다. 2012년 런던 대회부터 쭉 김연경과 올림픽을 함께한 양효진도 현재 심경이 남다르다고 털어놨다.

"연경 언니와는 추억이 정말 많다. 내가 몸이 아픈 상태에서 경기할 때가 많았는데 언니가 강한 멘탈로 붙잡아 줘서 경기를 잘 끝마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언니가 있어 옆에서 동기부여도 되고 (정신력이) 강한 선배가 옆에 있으니 거기에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항상 너무 고마웠다. (김연경은) 계속해서 롤모델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선수"라고 힘줘 말했다.

동메달은 손에 쥐지 못했지만 한국이 보여 준 투혼과 명승부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았다. 대회 한 경기 한 경기가 명승부였다.

김연경은 지난달 29일 도미니카공화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2로 위기에 몰렸을 때 "해 보자. 해 보자. 후회하지 말고"를 외치며 팀을 다독였다. 결국 3세트와 5세트를 거머쥐고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8강 진출 분수령이 됐던 장면이었다.

조직력의 한국은 조별리그를 A조 3위로 마쳐 8강에 올랐다. 지난 4일 8강전에선 세계 4위 강호 터키를 3-2로 역전승하고 준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특히 5세트까지 가면 지지 않았다. 마지막 세트까지 도미니카공화국, 일본, 터키를 물고 늘어져 기어이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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