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이 눈물을 참으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김연경도 사람이었다. 모든 경기가 끝나자 그동안의 힘들었던 속마음을 털어놨다.

한국은 8일 아침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세트스코어 0-3으로 졌다. 최종성적 4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연경에게 이번 올림픽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이었다. 그렇기에 메달 획득에 대한 의지가 더욱 강했다.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은 지금까지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모습의 김연경이었다. 그동안 김연경은 늘 자신만만하고 유머러스했다. 어떠한 상황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눈시울이 붉어졌고 목소리도 살짝 떨렸다. 고개를 연거푸 숙이며 도쿄올림픽에서 짊어졌던 부담감에 대해 얘기했다.

"경기는 후회 없습니다. (올림픽 4강은)우리조차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동안 고생한 게 생각나요"라며 "모든 순간이 힘들었어요. 같이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좀 쉬고 싶어요. 그냥 일상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밥 먹고 동료들 만나고...그러면서 지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단순한 에이스, 또는 스타선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한국 여자배구 전체를 이끄는 아이콘과 같았다. 배구는 몰라도 김연경은 알았다. 김연경 때문에 배구를 보기 시작했다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많은 매체들과 팬들은 김연경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울고 웃었다.

상상하기 힘든 부담 속에도 김연경은 에이스 몫을 늘 기대 이상으로 소화했다. 이제는 짐을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할 때다.

"우리가 이번 대회서 잘한 점들이 많아요. 이번 대회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런던 때는 생각 없이 갔어요. 리우 때는 욕심이 많았습니다. 이번 대회는 그냥 후회 없이 임하고 싶었어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했습니다. 제게 국가대표는 뭐라고 애기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겁게 다가와요. 국가대표는 저에게 있어 자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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