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김연경(33)이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대한배구협회는 12일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소식을 알렸다. 김연경은 이날 오후 협회에서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연경은 오한남 회장에게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오한남 회장은 "김연경 선수가 국가대표로 좀 더 활약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룬 성과도 클 뿐 아니라 본인 앞으로의 인생 계획도 중요하다. 은퇴의견을 존중하겠다"며 김연경의 은퇴를 받아들였다.

김연경은 이미 지난 9일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후 국가대표 은퇴를 언급했다. 한국은 세르비아에게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해 4위로 올림픽을 마쳤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일본, 터키를 꺾고 4강에 오르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4강전이 끝나고 올림픽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김연경은 "협회와 얘기해봐야 하지만 국가대표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일 거 같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갈 미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여기까지 끌어올린 여자배구를 후배들이 열심히 이어줬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주니어시절이던 2004년 아시아청소년여자선수권대회 때 첫 국가대표가 된 김연경은 고교 3학년 신분으로 2005년 국제배구연맹(FIVB) 그랜드챔피언스컵에 출전하며 첫 성인 대표팀에 올랐다.

이후 2012년 런던부터 리우, 도쿄까지 3회 연속 올림픽에 나갔고 3번의 세계선수권대회, 4번의 아시안게임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다.

2009년 일본에 진출한 김연경은 터키, 중국 등 해외리그에서 뛰면서도 대표팀까지 오가는 등 20년 가까이 쉼없이 달렸다. 이에 김연경도 도쿄올림픽이 끝나고 "그냥 좀 쉬고 싶은 생각이 크다. 일상생활을 하고 싶다. 밥 먹고 동료들을 만나고 싶다. 너무 준비를 많이 한 올림픽이었다. 이렇게까지 준비하면 어떤 결과가 나와도 후회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휴식을 토로했다.

대한배구협회는 김연경의 공을 높이 사 대표팀 은퇴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김연경이 거절했다. 김연경은 선수로서 모든 생활이 끝나는 시점에 대표팀 은퇴식을 열겠다는 뜻을 협회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극마크 반납 후 김연경은 "막상 국가대표를 그만둔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이 든다. 그동안 대표 선수로 뛴 시간은 제 인생에서 너무나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이제 대표팀을 떠나지만, 후배 선수들이 잘해 줄 것이라 믿는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 선수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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