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 서재덕 ⓒ KOVO
[스포티비뉴스=의정부, 김민경 기자] "죄송합니다 선수인데."

한국전력 서재덕(32)의 몸무게는 현재 95kg이다. 이 몸무게로 돌아오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다. 서재덕은 훈련소에 입소하기 직전 138kg까지 살이 쪘다. 인생 최고 몸무게였다. 훈련소에 들어가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살이 빠지기 시작했지만, 팀에 합류하기 직전에도 115~120kg으로 몸이 불어 있었다. 코트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혹독한 체중 감량이 필요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코치는 서재덕이 건강한 몸으로 다시 코트에 설 수 있게 도왔다. 서재덕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때 권 코치님이 전담으로 붙었다. 1~2개 정도는 뺄 수도 있는데, 옆에서 끝날 때까지 하나하나 다 체크하셨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코치님께 감사하다"고 답하며 웃었다. 

코트를 떠나 잠깐 방심한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서재덕은 "옛날부터 살 빼는 것은 자신 있었다. 예전에도 시즌 끝나면 5kg씩 불어서 금방 빼곤 했다. 그래서 방심했다. 20kg 넘게 찌니까 감당이 안 되더라. 너무 많이 찌니까 또 조금만 부지런해져도 빠지더라. 변명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밖을 안 나가서 그런지 더 많이 찐 것 같다. 체육관에 나와서 1시간만 걸어도 2kg씩 빠졌다. 생각보다는 잘 빠졌다. 주변에서 다시 복귀할 수 있겠냐고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 압박감에 뺀 것도 같다"고 밝혔다. 

보통 의지로는 3개월 만에 35kg을 빼기 어려웠을 것이다. 서재덕은 그래도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뒤로 계속해서 몸무게로 주목을 받자 "죄송합니다. 선수인데"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몸무게는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아직은 몸이 둔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재덕은 16일 '2021 의정부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A조 조별리그 삼성화재전에서 블로킹 5개 포함 15득점, 공격성공률 66.67%로 맹활약하며 세트스코어 3-0 승리를 이끌고도 웃지 못했다. 

▲ 서재덕이 2년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 KOVO
서재덕은 "아직 몸이 생각보다 안 따라줘서 걱정이 많다. 배구하는 것은 그대로인데, 몸이 아직 둔하다. 워낙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해서 근력 운동을 같이 하긴 했지만, 자꾸 근육이 빠진다. 첫 번째 목표가 체중 감량이라 일단은 신경 안 쓰고 무조건 유산소 위주로 했다. 워낙 급히 빼다 보니까 후유증이 심한 것 같다. 대회 끝나면 근력을 보강해서 시즌을 준비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아직 힘은 떨어지는 것 같은데, 조금씩 경기 감각이 살아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혹독한 다이어트를 해야 했지만, 2년 만에 다시 코트에 선 지금이 행복하다고 했다. 서재덕은 "2년이 정말 길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할 수 있어서 가장 좋다. 밖에 있으면서 색다른 경험을 많이 했고, 후회되지 않는 경험을 했는데,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한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관중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 할 날이 빨리 오길 바랐다. 이번 대회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서재덕은 "지금 조금 적응이 안 된다. 군대 가기 전까지는 관중들이 많이 오셔서 긴장감이 많이 생겼는데, 긴장이 덜 된다. 긴장이 돼야 점프도 잘되는데,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관중 앞에 설 날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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