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바논의 침대 축구는 여전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서재원 기자] 레바논의 침대 축구는 여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2차전에서 권창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진땀승을 거뒀다.

레바논은 벤투호에 익숙한 상대다. 2차예선에서도 한국과 같은 조에 포함돼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원정에선 0-0 무승부를 기록했고, 지난 6월 고양에서 열린 홈 경기에선 2-1 승리를 거뒀다.

벤투 감독이 침대 축구를 제대로 경험한 상대이기도 했다. 당시 레바논이 사드의 깜짝 선제골로 앞서나갔는데, 노골적으로 침대 축구를 시전했다. 기회 때마다 누웠고,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2골을 터트리며 역전을 했으니 망정이지, 침대 축구에 호되게 당할 뻔한 경기였다.

이라크와 1차전을 0-0 무승부로 마치며 위기에 빠진 벤투호. 2차전 상대가 레바논이었기에 침대 축구에 대한 걱정부터 앞섰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한국이 빠른 선제골을 넣지 못하자, 레바논은 기회 때마다 시간을 끌었다. 한국이 공격을 몰아치던 전반 중반, 레바논의 미드필더 왈리드 슈르가 갑자기 쓰러졌다. 그는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들것이 투입된 후에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확실히 침대 축구였다. 라인 밖으로 실려나간 슈르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대기심에게 빨리 투입해줄 것을 재촉하더니, 그라운드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비가 와도 침대 축구는 여전했다.

전반 내내 신들린 선방쇼를 보여준 골키퍼 모스타파 마타르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추가시간 이동경의 강력한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낸 뒤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누웠다. 한국의 흐름을 끊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었다.

물론, 레바논의 비매너만 탓할 수 없었다. 한국은 알고도 당했다. 침대 축구 파훼법이 빠른 선제골임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실현시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답답함 공격이 침대 축구를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최악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교체투입된 권창훈이 2분 만에 천금 같은 골을 터트리며 1-0으로 앞서갔다. 리드를 빼앗긴 레바논의 침대 축구도 더 이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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