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바논전에서도 빌드업을 고집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 패스 속도를 높이니 약간의 변화는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곽혜미 기자
▲ 권창훈 기용은 결승골로 이어져 나름대로 효과를 봤다. 하지만,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2연전이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홈 2연전에서 1승1무, 승점 4점을 거뒀지만 2승 기회를 날린 것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10월 시리아(홈)-이란(원정) 2연전에 대한 부담이 더 커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권창훈(수원 삼성)의 결승골로 레바논에 1-0 신승을 거뒀다. 이라크에 0-0으로 비겼던 아쉬움을 일단 털고 승점 3점을 얻는 결과를 냈다.

벤투 감독은 "승리를 가져왔기에 만족한다. 경기력도 좋았다. 득점 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상대 진영에서 경기했다. 득점 후에는 다른 방향을 가져갔다. 공격 전환에 이은 역습도 있었지만, 마무리는 좋지 않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비형 미드필더가 경기를 컨트롤한 점과 마지막에 무너졌던 장면 등이다"라고 총평했다.

전체적인 기록은 분명 레바논을 압도했다. 볼 점유율에서 71.4%-28.6%로 절대 우세였다. 코너킥 12-1, 패스 시도 593-248개였다. 슈팅 수 20-7, 유효슈팅 7-3 등이었다. 밀집 수비를 깨기 위해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한 기록이다.

하지만, 이라크전과 마찬가지로 슈팅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레바논 골키퍼의 선방도 있었지만, 페널티지역 근처에서 슈팅이 허공으로 향하거나 패스가 끊겨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는 장면도 많았다.

전형이 4-2-3-1에서 4-1-4-1 정도로 바뀌는 것 외에는 딱히 큰 변화는 없었다. 해당 위치에서 선수를 바꾸는 수준이었다. 전술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끝까지 빌드업을 요구하는 벤투 감독의 고집이 더 돋보였다. 현대 축구에서 빌드업이 갖춰야 하는 기본 조건인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전방으로의 롱패스로 수비 공간을 파괴하거나 상대와의 경합을 이겨내는 도전적인 패스도 필요하다.

물론 레바논전에서는 롱패스가 이라크전과 비교해 많아 보였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이었다. 529개 중 44개였던 이라크전이나 593개 중 64개였던 레바논전이나 큰 차이는 없었다. 벤투 감독의 말대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리지 못한 이유는, 상대의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롱패스를 시도하기에는 전방 공격수의 고립이 뻔히 보인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런 모습들은 이미 2차 예선에서 충분히 경험했던 일들이다. 심지어 벤투 감독이 나섰던 2019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겪어봤다. 부임 3년 넘게 수비 축구에 대한 대책을 빌드업 하나로만 타개하기에는 분명 고민스러운 일이다. 

그나마 후반 26분 이재성(마인츠)이 빠지고 손준호(산둥 타이샨)가 들어와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된 뒤 황인범(루빈 카잔)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벤투호 2선에는 스피드가 좋고 직선적인 패스로 공격을 시도하는 자원들이 많다. 정적인 움직임보다는 속도감을 높였던 이라크전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봤다. 이라크, 레바논과 비교해 활동량이 더 많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시리아나 탄탄한 수비에 역습 전개 능력이 뛰어난 이란을 상대로 벤투 감독은 더 나은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벤투 감독은 유연한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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