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BO리그 최초의 형제 동일 팀 입단 진기록이 탄생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13일 열린 2022 KBO 2차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에 서울고 투수 주승빈을 지명했다. 주승빈이 이날 드래프트에서 주목받은 것은 다름아닌 지난달 23일 키움에 1차지명된 서울고-성균관대 투수 주승우의 친동생이기 때문이다.
형제가 동일 연도에 한 팀에 같이 지명된 것은 KBO가 1983년 신인 지명을 시작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주승우가 2017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되면서 성균관대에 진학했고 둘이 4살 차이가 나면서 진기록이 가능했다.
형은 20일 먼저 키움의 부름을 받았지만 동생의 미래가 걸려 있기에 이날 가족 모두가 긴장하면서 드래프트 중계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5라운드에서 주승빈의 이름이 불린 순간 형 주승우는 "놀라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고 표현했다.
주승우가 키움에 지명이 된 뒤 부모는 바로 키움 경기를 열심히 챙겨보는 '열성 팬'이 됐다. 주승우도 '동생과 한 팀에서 뛰게 되면 어떨까' 상상은 했지만 그 꿈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오히려 주승빈은 비교적 담담하게 지명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승우는 4년 전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동생에게 "기대가 크면 그만큼 상실감도 클 수 있으니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주승빈은 "그전까지는 너무 긴장되고 기대됐는데 형의 말을 듣고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키움은 최고 152km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 주승우를 고등학교 때부터 눈여겨보고 있었고 기대도 크다. 그에 비해 주승빈의 능력치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주승우는 "동생은 나와 다르게 기교파고 완급조절도 할 줄 안다. 아직 몸이 덜 만들어졌는데 앞으로 잠재력이 터지게 되면 나보다 더 잘할 것 같다"고 애정을 보였다.
4살 위 형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야구를 시작한 동생. 주승우는 아직도 어린 아이를 보듯 동생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주승빈은 어느새 형과 경쟁할 위치에 섰다. 주승빈은 "형과 같은 팀에서 우승하고 싶고 형과 경쟁해서 언젠가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담대하고 당찬 형, 조곤조곤 차분한 동생. 성격도 다르고 야구 유형도 다른 두 선수가 닮고 싶은 선수는 똑같다. 바로 2015년 같은 팀에 먼저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서울고 출신 최원태다. 두 선수는 "최원태 선배가 졸업 후에도 자주 학교에 와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원태 선배처럼 좋은 선배가 되고 싶고 팬서비스도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바람직한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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