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질주 끝에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낸 SSG 이재원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는 올해 유독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선발진에서 합계 300이닝을 먹어 치워줄 수 있는 두 명의 든든한 선발 투수(박종훈 문승원)가 빠졌다. 외국인 투수들도 부상 릴레이다. 마운드가 어렵다보니 중간 투수들도 등판이 잦다. 과부하로 체력적인 부담이 심할 때다.

전력이 온전할 때는 리그 1위도 꽤 유지했던 SSG지만, 이제는 5위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손실이 너무 크기에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SSG는 하나를 약속하고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정신은, 값진 끝내기 승리로 이어졌다.

SSG는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9회 2사 3루에서 터진 이재원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9-8로 이겼다. 이기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악전고투’였다. 

선발 매치업에서 다소 열세였고, 여기에 불펜투수들은 주초 키움과 2연전에 총동원된 탓에 나설 만한 선수조차 마땅치 않았다. 오원석마저 일찍 강판되자 비상등이 켜졌다. 맞고 있어도, 사실 바꿀 만한 선수가 없었던 게 23일 경기의 현실이었다. 게다가 24일은 더블헤더였다. 

7-4로 앞서고 있다 7회 3점을 허용했고, 9회에는 역전 점수까지 줄 뻔했다. 하지만 9회 마무리 김택형이 실점하지 않았고, 9회 선두 한유섬이 내야안타를 쳐 출루했다. 이어 김성현의 희생번트, 박성한의 땅볼로 대주자 김찬형이 3루에 갔고, 이재원이 김원중을 상대로 2루수 내야안타를 쳐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외야로 나가는 공 없이, 말 그대로 점수를 짜냈다. 하지만 멋지게 홈런을 치든, 멋없는 끝내기 안타든 승리는 승리였다. SSG는 가장 값진 점수를 얻었다. 

이재원은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제발 끝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꼭 끝내고 올게’라고 했다. 2아웃이라 생각보다 편하게 들어갔던 것 같다. 심리적으로 편하게 타석에 들어갔다”면서 “타격감이 어제부터 좋아지긴 했는데 어제 두 번의 안 좋은 결과(병살타)가 있어서 팀에 미안했다. (부상 후) 준비를 많이 한다고 해도 경기 감각이 떨어졌는데, 남은 경기에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개인 통산 6번째 끝내기 안타를 친 이재원은 어떤 상황이 와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힘든 투수들의 공을 직접 받는 위치이자, 마운드의 약세를 만회해야 할 야수진의 주장이기도 한 이재원은 투수들이 힘든 것을 알고 야수들이 그 짐을 최대한 나눠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게 이날 승리한 원동력, 더 나아가 악착같이 버티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이재원은 “서로가 서로의 탓을 하지 않는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게임을 한다. 야수들 같은 경우는 포기하지 않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니 점수차가 나더라도 1~2점이라도 따라가지 않나 싶다”면서 “중간투수들이 몇 년간 고생한 것을 안다. 뭐라고 하기가 그렇다. 볼을 받아봤을 때 힘들어하는 걸 알기 때문에 같이 가자고 끌고 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선수들이 조금 더 파이팅할 수 있도록 기분 좋게 하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 중간 투수들이 누구보다 준비를 많이 하는 것도 안다. 중간투수들을 조금 더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포기하지 않겠다며 선수단의 각오를 대변했다. 이재원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결과가 좋으면 팬분들도 좋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끝까지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면서 “힘든 것을 이겨내 보겠다. 그래야 내년에도 기대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끝까지 다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런 각오가 이어진다면 SSG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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