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성윤 삼성 담당 기자]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했지만, 마치 1군에 있는 것처럼 그의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없어도 있는 것 같은 존재감을 뽐내는 삼성 라이온즈 주장 박해민(31)이 부상 복귀 시동을 걸었다.

지난 12일 박해민은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슬라이딩 수비를 시도하다 왼손 엄지를 다쳤다. 주말 경기였지만, 삼성은 급하게 MRI 촬영이 되는 개인 병원을 섭외했다. 검사 결과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수술 소견이 있었다. 박해민은 재활을 선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둔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한 주장의 선택이었다.

부상 이탈한 선수는 대개 퓨처스리그 시설이 있는 경산 볼파크로 간다. 퓨처스리그 재활군으로 편성돼 치료와 회복을 거쳐 복귀 준비를 한다. 이후 기본 훈련과 기술 훈련을 거쳐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 실전 감각을 찾고 1군에 복귀한다.

그러나 박해민은 선수단과 떨어지기 싫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미안한 마음 때문에 쉽게 재활군으로 가지 못했다. 박해민은 부상 직후 경산이 아닌 라이온즈파크로 출근했다. 한화 원정 이후 삼성은 대구 홈에서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와 2연전씩을 치렀다. 경기 때는 더그아웃에 머무르지 않았지만, 선수들 출근 시간 때 라이온즈파크에 출근해 '부상이 아닌 것처럼' 동료들과 함께 지냈다. 삼성 관계자는 "아무렇지 않게 라이온즈파크에 있어서 부상이란 것도 잊고 있었다"며 웃었다.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것은 아니지만, 2위 싸움을 힘겹게 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빠지게 돼 팀원들에게 가장 미안했다. 다쳐서 빠져 본 적이 없어 더 미안하다. 그래서 라이온즈파크로 출근했다. 실력이 안 돼서 퓨처스리그로 간 것이었다면, 경산으로 갔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팀원들 얼굴을 보고 싶었다. 라이온즈파크로 출근해 치료와 재활을 했다"며 라이온즈파크로 출근한 이유를 말했다.

삼성은 지난 주말부터 인천, 부산을 거쳐 24일까지 잠실 원정 경기를 치르고 있다. 박해민은 어쩔 수 없이(?) 경산으로 떠났다. 경산에서 박해민은 메시지로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23일 경기에서 수훈선수가 된 강민호는 "박해민이 경산에 있지만, 삼성이 승리하는 날이면 단체 채팅방에 꾸준히 기쁨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빨리와서 같이 가을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맨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며 쑥쓰러워했다. 그는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같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 처음 1군에서 내려갔을 때 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채팅방에 남겼다. 마음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강)민호형이 좋게 말해준 것 같다"며 웃었다.

그가 경산으로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박해민이 가벼운 캐치볼 훈련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삼성 1군 선수단에 전해졌다. 강도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공을 만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삼성에 큰 힘이 되는 소식이었다. 인대 파열 후 약 열흘 만에 시도한 캐치볼 훈련. 강도는 가벼웠고 선수는 만족스러웠다. 박해민은 "캐치볼을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정말 많이 좋아진 게 느껴진다"며 웃었다.
▲ 박해민 피렐라 ⓒ곽혜미 기자

아직 복귀 시기를 말하기는 이르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엄지 부상은 수비와 타격 모두에 지장을 주는 부상이라고 말했다. 캐치볼 과정에서 꾸준히 통증이 없어야 한다. 이후 타격 훈련 때도 동증이 없어야 한다. 글러브 움직임을 주도하며 타격할 때 힘을 받쳐주는 엄지 부상이지만, 박해민의 회복력은 빠르다.

"진짜 생각보다 빨리 좋아지고 있다. 의학적으로 봤을 때 상황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난 끝까지 포기 하지 않았다.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 하늘이 돕고 있는 것 같다. 팬들께서도 많은 응원을 해주시고 있다.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응원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다. 팬들 마음이 하나하나 모여서 더 빨리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힘줘 말했다.

이어 "내 공백이 느껴지는 것 같지는 않다. 그만큼 동료들이 잘해주고 있다. 타격에서 다른 선수들이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팀 잘하는 것 같다. 계속 경기를 TV로 보고 있으니까 몸이 근질근질하다.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시즌이 몇 경기 안 남았다. 마음은 벌써 1군에서 뛰고 있다. 내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 박해민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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