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의 운명을 쥐고 등판하는 류현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가 결국 마지막 날까지 간다.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뒤 사상 처음으로 4팀이 타이브레이커에서 맞물리는 시나리오까지 점쳐진다. 예측 불허다.

3일(한국시간) 현재 일단 보스턴과 뉴욕 양키스(이상 91승70패)가 유리한 고지에 있다. 두 팀은 4일 열릴 최종전에서 이기기만 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한다. 그러나 두 팀이 패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1경기 차 뒤에서 쫓고 있는 토론토와 시애틀(이상 90승71패)에도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보스턴과 뉴욕 양키스가 모두 패하고, 토론토와 시애틀이 모두 이기면 네 팀 모두 91승71패를 기록해 타이브레이커 게임 두 경기가 열리게 된다. 

토론토로서는 일단 4일 홈구장인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볼티모어와 경기에서 이겨놓고 나머지 팀들의 경기 결과를 봐야 한다. 이날 선발로 등판할 류현진(34)의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최종전에 모든 선수들을 대기시킬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도 류현진이 실점하는 순간 강판될 수 있다고 본다. 류현진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3일 휴식을 취한 호세 베리오스가 바로 뒤에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류현진이 후반기 부진하면서 신뢰를 많이 잃은 것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ESPN은 “류현진은 지난 세 번의 등판에서 8⅓이닝 동안 피홈런 5개를 포함해 15점을 허용했다”고 부진을 짚으면서 “비록 불펜의 깊이가 토론토의 장점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류현진의 등판은 짧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류현진이 오래 버티지 못한다면 찰리 몬토요 감독이 어떻게 싸우는지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현진이 2~3이닝을 소화하는 사실상의 오프너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어차피 뒤가 없는 토론토는 이 경기에서 선수의 자존심보다는 팀 승리를 우선해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부진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류현진으로서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 경기에서 영웅적인 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고, 그 승리의 끝에 극적인 와일드카드 레이스 뒤집기가 있다면 단번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류현진도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긴 이닝보다는 초반부터 실점하지 않겠다는 각오의 전력투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토론토 타선의 감이 나쁘지 않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류현진이 극적인 역투로 팀과 함께 가을야구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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