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 ⓒ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수비는 메이저리그급으로 공인 받았다. 동시에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한 데뷔 시즌이었다.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두 번의 20-20시즌을 달성한 KBO리그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였던 김하성이지만 메이저리그 첫 시즌은 매일이 시험이었다. 4일(한국시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얻은 볼넷 하나를 포함해 총 117경기에서 298타석 267타수 출전, 타율 0.202와 OPS 0.622로 첫 시즌을 마쳤다. 

운동능력은 수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김하성은 스탯캐스트가 새롭게 개발한 수비력 지표 OAA(평균보다 얼마나 더 많은 아웃을 잡아냈는가)에서 메이저리그 상위 20%에 포함됐다. 베이스볼레퍼런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2.1은 수비로 올린 수치다. 수비 하나로 팀 내 WAR 6위에 올랐다. 

안타는 54개를 쳤다. 홈런 8개, 3루타 2개, 2루타 12개, 단타 32개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김하성의 95마일 이상 패스트볼 계열(포심, 투심, 싱커, 커터) 상대 타율은 0.235(34타수 8안타)였다. 시즌 타율보다 패스트볼 상대 타율이 더 높다. 절대적인 기준을 만족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152km 이상 낯선 구속에 대처하려 노력한 흔적은 보인다. 

실제로 이런 빠른 공을 상대로 홈런을 친 적도 있다. 8월 2일 콜로라도 안토니오 산토스의 97마일 포심, 지난 1일에는 다저스 토니 곤솔린의 95.6마일 포심을 때려 홈런을 기록했다. 변형 패스트볼도 타이밍만 맞으면 대처가 됐다. 다저스 필승조 블레이크 트레이넨의 98마일 넘는 싱커를 두 번이나 안타로 연결했다. 

오히려 변화구 대처에는 꾸준히 애를 먹었다. 좌우완을 가리지 않고 변화구에 약점을 보였다. 

김하성은 왼손투수가 던지는 패스트볼에 0.273, 오프스피드 피치(스플리터, 포크볼, 체인지업)에 0.267의 타율을 기록했는데 변화구(슬라이더 커브 등)에는 22타수 2안타, 0.091에 머물렀다.

오른손투수 변화구 상대 타율도 0.183으로 좋지 않았다. 대신 홈런의 절반을 변화구(커브 3개, 슬라이더 1개) 공략으로 만들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경험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그러나 내년에는 타석에서도 더 나은 적응력을 보여야 한다. 117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 출전은 그 절반 수준인 63경기에 그쳤다. 타석에서 생산성을 보이지 못한다면 메이저리그 투수의 공에 적응할 기회는 더욱 줄어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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