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토론토(캐 온타리오주), 조미예 특파원] '왜 인터뷰가 진행되지 않았나'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정규시즌 마지막 시리즈를 치른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스윕승을 거뒀지만, 와일드카드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마지막 경기까지 오리무중이었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진출팀. 자력 진출이 불가했던 토론토는 12-4 승리를 하고도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토론토 경기가 끝났을 때, 보스턴-워싱턴 경기는 9회초 시작되었고, 라파엘 데베르스의 역전 투런포가 폭발했습니다. 보스턴의 와일드카드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가을 야구도 탈락됐습니다. 

9월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4)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체인지업의 위력을 살려 5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고, 시즌 14승을 올렸습니다.  

경기가 끝나면 통상적으로 선발 투수 인터뷰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날은 어찌 된 일인지 승리 투수였던 류현진 인터뷰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날 그랜드슬램을 포함 멀티 홈런을 날린 조지 스프링어, 보 비셋,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마커스 시미언, 로비 레이가 인터뷰에 응했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인터뷰가 진행됐습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을 시작으로 여러 선수가 줌 인터뷰에 참여했는데, 선발 투수였던 류현진이 참석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매체에서 ‘류현진 푸대접, 홀대’라는 주제로 몇 개의 기사가 보도됐고, 한국 팬들의 항의가 블루제이스 구단에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부진하거나, 부상당한 날도 인터뷰는 늘 진행했던 류현진이었기에 사실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역시나 이유가 있었습니다. 

4회초 1사 1루에서 타석에 오른 페드로 세베리노의 강한 타구에 오른쪽 다리 허벅지 안쪽을 맞았습니다.  

타구 속도 100마일 직선타로 허벅지 안쪽을 맞은 것입니다.  

류현진은 순간 아픈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상당한 충격이 있어 보였습니다. 

급기야 안쪽 허벅지를 만지며 맞은 부위를 체크했고,  
쭈그려 앉아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호세 수석 트레이너와 찰리 몬토요 감독이 곧바로 달려와 류현진의 상태를 체크했습니다. 100마일 타구에 직접 맞았으니 충격, 고통이 상당했습니다.  
앉아서 상태를 점검하던 류현진은 다시 일어나 몇 발자국 걸은 뒤, 연습 투구를 진행했고, 투수 교체 없이 경기는 진행됐습니다.  

강습 타구를 맞으며 1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구티에레스를 삼진으로 잡고, 타일러 네빈을 3루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종료했습니다.

강한 타구에 맞긴 했지만, 투구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라고 여겼습니다.  
몬토요 감독과 피트 워커 투수 코치도 류현진의 상태를 재차 확인했습니다. 류현진은 5이닝까지 책임을 지겠다며 의지를 보였습니다.  
류현진은 5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고, 교체되자마자 글러브를 챙겨 더그아웃을 떠났습니다. 

보통은 교체된 이닝의 팀 공격까지 경기를 지켜보고 더그아웃을 떠나는데, 이날은 서둘러 짐을 챙겨 더그아웃을 빠져나갔습니다. 치료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4회초 강습 타구에 맞았던 부위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장세홍 코치는 “타구가 상당히 강했지만, 맞은 부위가 뼈나 연골 부위가 아니라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었다. 류현진 선수도 투구를 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5이닝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멍이 상당히 크게 번지고 있었고, 다리를 들어 올릴 때 쥐가 나는 느낌이라고 했다. 정확한 진단을 해야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투구를 마치고 평소보다 마사지, 치료하는 시간이 더 소요됐습니다. 팀 닥터에게 검진도 받았습니다.  

경기에 앞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에서 배포한 내용에 의하면, 경기 후 류현진 인터뷰가 가장 먼저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이 타구 맞은 부위를 검사, 치료받느라 평소보다 시간이 늦어졌고, 찰리 몬토요 감독 인터뷰가 진행된 뒤, 조지 스프링어, 보 비셋, 게레로 주니어, 시미언, 로비 레이 등의 많은 선수의 인터뷰가 차례로 예정돼 있었는데, 도중에 끼어들기도 애매했습니다. 

부상과 관련된 내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장세홍 코치에게 그때 상황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5이닝 마치고 클럽 하우스로 이동한 류현진은 마무리 훈련과 마사지, 아이싱까지 마치고 팀원들과 보스턴 경기를 지켜봤다. 보스턴의 승리로 끝나자 선수와 스태프는 서로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는데, 류현진 같은 경우에는 정말 한 사람 한 사람 포옹을 다하면서 인사를 했다. 크러비들까지도.. 그렇게 작별 인사를 하고 팀 미팅을 마친 뒤, 선수들은 각자 움직였다. 퇴근하는 선수도 있었고, 인터뷰를 하는 선수도 있었고, 그런데 류현진은 다시 한번 검진을 해야 했다. 아이싱을 했음에도 타구 맞은 부위가 생각보다 심했고, 팀 닥터가 경기장에 있었기 때문에 점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인터뷰 시간이 늦어져 홍보팀과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

류현진이 타구 맞은 부위를 추가 검진을 받느라 인터뷰 시간에 늦었고, 홍보팀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인터뷰는 생략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등판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인터뷰를 진행했던 류현진이었기에 인터뷰 생략이 의아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다른 이유가 아닌 타구 맞은 부위 검진 때문이었다는 게 선수 측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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