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와도 FA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로비 레이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토론토의 시즌은 ‘1승’이 모자라 아쉽게 정규시즌을 끝으로 종료됐지만, 오프시즌이 열리면 다시 화려한 주연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중 로비 레이(30)의 잔류 가능성도 벌써부터 화제다.

올해 토론토와 1년 8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레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가장 빨리 끝난 계약 중 하나였다. 지난해 형편없는 성적에 머문 레이는 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좁았다. 협상력이 높지 않았고, 레이는 사실상의 FA 재수를 선택했다. 그러나 1년 만에 모든 게 바뀌었다. 올해는 최고의 협상력을 가질 것이며, 시간이 오래 걸릴 장기전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레이는 올 시즌 32경기에서 193⅓이닝을 던지며 13승7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탈삼진은 무려 248개였다. 다양한 레퍼토리는 아니지만 강력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런 레이는 톰 탱고가 고안한 사이영상 예측 모델에서도 73.5점을 얻어 아메리칸리그 선두에 올랐다. 못해도 2등은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제 토론토는 레이와 마커스 시미언이라는 또 하나의 FA 대어를 눌러 앉혀야 한다는 대명제 속에 FA 시장을 누비게 됐다. 레이와 시미언 모두 팀 전력에서 핵심적인 선수들로 동료들 또한 그들의 잔류를 원하고 있다. 레이도 문을 열었다. 토론토를 하나의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레이는 ‘스포츠넷’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시즌 결산 인터뷰에서 “(토론토 팀 잔류는) 분명한 옵션”이라면서 “우리는 협상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토론토의 제안 또한 들어보겠다는 뜻으로, 같은 값이라면 토론토를 선호할 것이라는 뉘앙스도 읽힌다.

레이는 토론토에서 반등한 선수다. 피트 워커 투수코치와 밸런스 부분에 많은 대화를 나눴고, 오프시즌의 그 노력이 올해 성적으로 결실을 맺었다. 토론토를 편안하게 느낄 만도 하다. 

관건은 가격이다. ‘스포츠넷’은 레이가 투수 중에서는 맥스 슈어저(LA 다저스), 케빈 가우스먼(샌프란시스코)와 더불어 투수 중에서는 가장 탐나는 선수가 될 것으로 점쳤다. 토론토도 레이를 잡으려면 적지 않은 돈을 써야 한다.

현지 언론에서는 일찌감치 레이가 1억 달러 이상의 계약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성적을 거둔 좌완 투수들이 비교대상이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토론토 역대 투수 최고액 선수인 류현진(4년 8000만 달러)과 버금가거나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FA 계약을 맺을 시점은 레이가 류현진보다 2살 어리다. 이 2년의 차이는 총액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것도 보인다. 류현진은 부상 우려를 떨치고 2019년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4년 계약을 맺었다. 레이도 하락세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FA 시즌 직전 역시 빼어난 성과를 거뒀다. 

류현진이 2019년 LA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를 수용한 것, 레이가 2021년 원 소속팀인 토론토의 1년 800만 달러 계약에 손을 잡은 것도 전반적인 흐름이 흡사하다. 과연 레이는 토론토 투수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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