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에서의 1년간 아쉬운 성적을 남긴 양현종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텍사스 담당기자 레비 위버는 5일(한국시간) 자신이 매긴 올 시즌 텍사스 투수들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올해 아쉽게도 성공을 거두지 못한 양현종(33)은 ‘F학점’을 받았다.

사실 다소 억울한 평점일 수도 있다. 엄청난 기대를 건 투수도 아니었고, 상대적으로 기회도 적었기 때문이다. 위버 또한 “양현종은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낮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F보다는 D등급에도 속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그러나 올해 성적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좋은 성적을 주기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 번 찾아온 기회를 움켜쥐지 못한 게 아쉬웠다. 사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전례를 고려했을 때 MLB 승격 시기가 비교적 빨랐다고 봐야 한다. 팀의 ‘택시스쿼드’에 계속 포함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던 양현종은 첫 달이 지나기 전인 4월 27일 MLB 데뷔전을 가졌다. 결코 늦지 않은 출발이었다.

세 번째 경기 만에 선발 기회를 얻었고, 5경기가 끝났을 때는 두 차례의 선발 등판을 포함해 평균자책점 3.38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악셀을 밟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5월 26일 LA 에인절스전에서 3⅓이닝 7실점, 5월 31일 시애틀전에서 3이닝 3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뒤 선발 자리를 잃었다.

어느 누군가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줄 만한 여유가 없었던 텍사스의 신뢰를 여기서 상당 부분 잃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결국 6월 12일 LA 다저스전 등판 이후 양도지명(DFA)됐고, 8월 말까지는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오르지 못했다. 6월까지만 힘을 냈다면 실적을 바탕으로 더 버틸 만한 원동력이 있었겠지만 양현종은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신분조차 불리했다.

어쨌든 텍사스와 인연은 사실상 끝났고, 양현종은 KBO리그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와 한국인 선수의 인연도 다시 한 번 성공하지 못한 채 끝났다.

텍사스는 한국인 선수들에게 비교적 호의적인 구단으로 뽑힌다. 2002년 시즌을 앞두고 박찬호와 5년 6500만 달러에 계약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러나 박찬호는 텍사스에서의 4년간 22승23패 평균자책점 5.79에 그치며 기대에 못 미친 끝에 트레이드됐다. 텍사스의 실패한 FA 계약 리스트가 거론될 때 항상 나오는 이름이다.

2014년 시즌을 앞두고는 추신수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추신수도 팀의 리드오프로서 최선을 다했고 올스타에도 선정되는 등 최선은 다했다. 하지만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7년간 기록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8.6에 그쳤다. 공격력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으나 수비에서 까먹은 수치가 컸고, 기대가 컸던 첫 3년간 투자 금액을 회수할 만한 활약을 해주지 못하면서 아픈 손가락이 됐다.

양현종은 박찬호나 추신수와 같은 대형 계약은 아니었다. 자연히 기대치가 낮았다. 텍사스도 양현종을 이닝을 소화할 백업 선수 정도로 생각하고 영입했다. 그러나 뭔가 선수의 눈에 서 텍사스를 비판하기에는 어려운 성적을 남겼고, 인연은 1년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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