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렌 스판상 2연패 도전은 어려워진 류현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사무국이 공식적으로 시상하는 것 외에도 민간이 선정하는 영예로운 상도 몇몇 있다. 대표적인 인지도를 가진 것 중 하나가 바로 ‘워렌 스판상’이다.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좌완 투수 워렌 스판을 기리는 상으로, 1999년부터 매년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에게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전체 투수를 대상으로는 ‘사이영상’이 있지만, 워렌 스판상은 좌완만 한정한다는 측면에서 조금 다르다. 

랜디 존슨을 시작으로 앤디 페티트, 요한 산타나, CC 사바시아, 데이비드 프라이스, 클레이튼 커쇼 등 전설적인 좌완들이 이 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 상의 이른바 ‘디펜딩 챔피언’이 바로 류현진(34·토론토)이다. 류현진은 2020년 워렌 스판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2019년 다소 석연치 않게 수상을 하지 못했는데 2020년에는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았다.

류현진은 올해 이 시상에서 4번째 진기록에 도전했다. 바로 2연패다. 시상 역사에서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랜디 존슨(1999~2002), CC 사바시아(2007~2009), 클레이튼 커쇼(2013~2014)까지 세 명밖에 없었다. 이들은 이미 명예의 전당에 가 있거나, 혹은 앞으로 갈 선수들이다.

시즌 중반까지도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워렌 스판상의 공식적인 시상 기준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지난 세월의 전례를 볼 때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과 같은 전통적인 기록을 많이 참조했다. 류현진은 리그 좌완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승수를 쌓아가고 있었고, 평균자책점도 3.00을 기준으로 움직였다. 탈삼진이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지난해에도 특출나지 않은 수치로 수상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부진하며 2연패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대신 전직 팀 동료, 혹은 현직 팀 동료가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유력 후보인 로비 레이다. 레이는 시즌 32경기에서 193⅓이닝을 던지며 13승7패 평균자책점 2.84, 248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가장 좋은 수준이고, 탈삼진 능력은 압도적이었다.

다승을 따진다면 류현진의 전직 팀 동료인 훌리오 우리아스(LA 다저스)의 가능성이 있다. 우리아스는 올해 32경기에서 185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96, 195탈삼진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20승을 거뒀다는 메리트가 크다. 

류현진으로서는 올해 성적이 아쉽지만, 언제든지 이 상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현재까지 두 차례 이상 수상한 선수는 존슨, 사바시아, 커쇼, 그리고 요한 산타나까지 네 명밖에 안 된다. 류현진이 차분하게 자신의 주무기를 가다듬는다면, 기회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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