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턴전 약세를 이어 가며 무너진 랜스 린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랜스 린(34·시카고 화이트삭스)은 힘 있는 공이 돋보이는 선수로 재기에 성공한 뒤 탄탄대로를 달렸다. 2019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5위, 지난해에는 6위였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115승을 거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한 올해도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시즌 28경기에서 157이닝을 던지며 11승6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화이트삭스 선발진의 기둥 중 하나였다. 토니 라루사 감독이 린에게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을 맡긴 건 이유가 있었다.

관건은 휴스턴전 약세였다. 2019년과 2020년 텍사스 소속으로 휴스턴과 자주 상대했던 린은 휴스턴에 약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8.80에 머물러 있었다. 29⅔이닝에서 맞은 안타만 42개, 그중 10개가 홈런이었다.

8일(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출격한 린은 자존심 회복을 노렸다. 그러나 이날도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린은 3⅔이닝 동안 76개의 공을 힘겹게 던졌고,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하며 조기 강판됐다. 

린은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높은, 패스트볼 위주의 투수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패스트볼 비율이 무려 92%(포심 42.2%, 커터 30.7%, 싱커 19.1%)에 이른다. 체인지업(4.9%)과 커브(3.1%) 등 변화구 비율은 얼마 안 된다. 그런 린은 이날 패스트볼 비중을 더 끌어올렸다. 자신의 주무기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린은 이날 76개를 던졌는데 이중 74개가 패스트볼 계통의 공이었다. 비율은 무려 97.4%.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는 관련 기록이 집계된 2008년 이후, 선발투수로는 가장 높은 패스트볼 비율이었다. 

그러나 그런 상남자 투구도 천적 앞에는 소용이 없었다. 린을 너무 잘 알고, 또 린에 너무 자신이 있는 휴스턴 타자들은 활활 타올랐다. 가뜩이나 리그 최고 타선인 휴스턴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된 것이다. 휴스턴 타자들은 린의 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쳤고, 제구가 비교적 잘 된 공까지 두들기며 화이트삭스 배터리를 늪에 빠뜨렸다. 

화이트삭스는 린 외에도 2차전 선발로 예고된 루카스 지올리토, 그리고 카를로스 로돈과 딜런 시즈까지 질 좋은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휴스턴에 너무 약한 린 탓에 향후 로테이션 운영도 부담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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