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스틸을 성공시키는 랜디 아로사레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탬파베이의 가을 야구를 이끈 선수는 신인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던 외야수 랜디 아로사레나(26)였다. 아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포스트시즌이 끝날 때쯤이면 뭔가를 해줄 것 같은 선수로 바뀌어 있었다.

아로사레나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20경기에서 타율 0.377, 10홈런, 14타점, 19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273이라는 맹활약을 펼쳤다. 자신의 팀 내 입지를 확고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팀의 주축 타자로 활약한 아로사레나는 가을야구가 시작하자마자 미친 활약으로 지난해 기억을 다시 끄집어냈다.

이날도 선발 1번 좌익수로 출전한 아로사레나는 시작부터 펄펄 날았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어 프랑코의 좌중간 방면 2루타 때 폭풍 질주를 시작했다. 외야수들이 한 번에 수비를 처리하지 못하자, 이미 헬멧이 벗겨진 아로사레나는 망설이지 않고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최고의 열정적인 주루 플레이가 다시 나왔다.

이어 3-0으로 앞선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자신의 포스트시즌 11번째 대포를 터뜨렸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피베타의 6구째 95마일(153㎞)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보스턴의 추격 흐름을 끊는 홈런이자, 탬파베이의 더그아웃 분위기를 뜨겁게 만드는 홈런이었다.

7회에는 보기 드문 홈스틸까지 했다. 2사 후 볼넷을 고른 아로사레나는 프랑코의 좌익수 옆 2루타 때 다시 한 번 발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에는 홈까지 들어오지 못했으나 아로사레나는 더 뛰고 싶었다. 2사 2,3루에서 상대 투수 테일러의 인터벌이 길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 챘다. 

테일러가 투구를 앞두고 호흡을 가다듬는 사이, 아로사레나가 곧바로 홈을 향해 뛰기 시작했고 결국 홈을 먼저 몸으로 덮쳤다. 5-0, 탬파베이가 승리를 예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한편 아로사레나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한 경기에 홈런과 홈스틸을 모두 기록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가을에 미친 사나이는, 2021년 시작부터 가을의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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