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아리하라 고헤이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빌딩을 천명한 텍사스는 그 발판을 다지는 해로 2021년을 설정했다. 외부 영입은 최소화했다. 추후 다시 달리려면 그때 쓸 돈을 아껴야 했다.

그런 텍사스의 2020-2021 오프시즌에서 가장 굵직한 영입이 바로 아리하라 고헤이(29)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수준급 투수로 뽑혔던 아리하라는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했다.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마에다 겐타와 같은 거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MLB에서 팀에 따라 3~4선발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의 능력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매긴 텍사스가 2년 620만 달러를 주고 계약서에 사인을 받았다. 포스팅 금액 124만 달러를 포함해 총 744만 달러(약 90억 원)를 지불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났다. 아리하라는 어깨 부상에 시달렸고, 올해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나마 그 10경기에서도 2승4패 평균자책점 6.64에 그쳤고, 끝내 9월 20일(한국시간) 양도지명(DFA) 처리했다. 아리하라는 일단 트리플A행을 받아들였으나 40인 로스터에는 복귀하지 못한 채 시즌이 끝났다.

아리하라는 어깨 부상 여파에서 회복한 내년에는 정상적인 투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40인 로스터에서 빠졌기 때문에 여기에 다시 들어가기 위한 사투가 필요하다. 40인 로스터에 들어간다고 해도 MLB 26인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올해 보여준 게 없는 탓이다.

여기에 텍사스의 움직임도 변수다. 존 다니엘스 야구부문 사장은 7일(한국시간) 시즌 결산 인터뷰에서 “오프시즌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대놓고 예고했다. 지난해는 때를 기다렸다면, 올해는 돈을 쓰겠다는 의미다. 올해 60승102패 그친 팀을 리빌딩이라는 명목 하에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만신창이가 됐던 선발진에 적어도 1명 이상의 선수가 영입될 가능성이 높다. 아리하라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다니엘스 사장은 “40인 로스터에 어떤 선수를 유지할 것인지, 어떤 선수를 제외할 것인지 어려운 결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해야 하는 텍사스 상황에서 아리하라는 올해 부상이 너무 아쉬운 셈이 됐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리하라에 대한 질문도 없었고, 다니엘스 사장의 언급도 없었다. 일본 ‘스포니치아넥스’는 “이미 40인 로스터에서 벗어나 있는 아리하라의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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