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계 해제 시점이 다가오는 키움 한현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키움 선발진의 축이었던 한현희(28)와 안우진(22)은 전반기 막판 원정 숙소를 무단이탈해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외부인과 음주를 한 사실이 적발돼 KBO로부터 36경기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과 대응 매뉴얼을 모두 지키지 않은 부적절한 행위였다. 구단으로서도 선수단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노출됐다는 점에서 뼈아픈 사건이었다. 선수의 장시간 숙소 이탈을 전혀 모른 셈이 됐기 때문이다. 야구계에서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도 심각하지만, 원정 숙소 이탈은 키움의 분노를 불렀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구단 징계는 조금 달랐다. 사건을 주도한 한현희에게만 1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추가했다. 안우진은 별도의 징계는 받지 않았다. 당초 키움은 두 선수를 후반기 전력에서 제외할 계획이었다가 생각을 바꿔 또 논란을 일으켰다. KBO 징계를 모두 마친 안우진은 이미 복귀했다. 이제 남은 건 한현희다.

8일 수원 kt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한현희의 복귀 가능 시점은 현재 10월 15일이다. 키움은 조심스럽다. 한현희는 현재 구단 2군 시설에 있지만, 2군 선수들과 같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별도로 빠져 개인 훈련을 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7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해당 질문에 “2군에서 따로 보고 받은 건 없고, 몸을 만들고 있다는 보고만 받았다”면서 결정을 내리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피해갔다.

키움은 해당 사건 당시 큰 비판을 받았고, 안우진을 복귀시키기로 하면서 또 한 번 비판을 받았다. 한현희도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키움 내부에서도 한현희를 복귀시킬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징계 해제 시점이 다가오면서 이제는 어느 쪽이든 결정을 해야 할 상황이다. 안 쓸 것이면 확실하게 못을 박고, 쓸 것이라면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치열한 5위 싸움에서 투수 하나가 급한 키움이다. 한현희는 핵심 전력이다. 유혹이 있을 만한 여건이다. 그렇다고 복귀를 시키자니 결국 해당 사건의 당사자들이 모두 돌아오는 모양새가 된다. “성적에 구단 명예를 팔았다”는 거센 비판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키움 팬들의 여론이 썩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야구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결국은 복귀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조금씩 고개를 든다. 근거는 두 가지다. 첫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두 번째는 차라리 쉽다. 안우진에서 이미 구단의 명예는 실추됐다. 적어도 이번 사안에서는 더 떨어질 게 없다고도 볼 수 있다.

또 만약 정말 복귀시키지 않을 생각이라면 벌써 구단의 확실한 이야기가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아직 키움이 모호한 대답으로 확답을 미루고 있는 것도 심증을 더한다. 어떤 결정이든 빨리 시그널을 주는 게 낫다는 조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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