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절박하고 이기려는 의지가 있다. 집중력도 좋아졌다."

두산 베어스 우완 이영하(24)를 가까이서 지켜본 정재훈 투수 코치의 말이다. 이영하는 올해 선발로 11경기에 등판해 1승5패, 45이닝, 평균자책점 9.80으로 부진한 뒤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강률-홍건희-이현승과 함께 필승조를 구축하며 9월 이후 두산이 상승세를 타는 데 기여했다. 불펜 전환 후 이영하는 14경기에서 3승, 1홀드, 18이닝,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클 만한 시즌이다. 이영하는 2018년 대체 선발투수로 첫 10승 고지를 밟은 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선발 풀타임 첫해 17승을 거두며 크게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모두 선발 로테이션에서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다. 올봄에는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준비했으나 "국내 선발진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김태형 두산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보직이 바뀐 뒤 이영하는 낙담하기보다는 팀에 보탬이 될 방법을 생각했다. "만회하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그 결과 현재 불펜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은 투수가 됐다. 김 감독은 이기는 상황에서 선발이 조금 일찍 내려갔을 때는 이영하에게 아웃카운트 3개 이상을 맡기며 길게 던지게 하고 있다. 

정 코치는 최근 이영하와 관련해 "절박해졌고 이기려는 의지가 있다. 집중력도 좋아졌다. 짧은 이닝을 던지면서 부담감도 준 것 같다. 1이닝은 구위가 충분히 좋기 때문에 던지는데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기술적으로는 중심이 많이 낮아져서 하체에 안정감이 생긴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직이 있던 선수가 보직을 잃고 다른 것을 한다는 게 좋은 경우는 아니다. 그런데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점이 칭찬할만하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영하가 불펜에서 성적이 더 좋아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무언가를 느끼는 한 해가 되길 바랐다. "올해는 중간에서 본인이 뭔가 공이 좋아지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영하 본인이 루틴이나 준비하는 것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느끼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중간으로 나가든 선발로 나가든"이라고 설명하며 계속해서 성장하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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