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이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반등했다.

최재훈은 8일 기준 전반기 63경기에서 195타수 44안타(4홈런) 15타점 21득점 타율 0.226을 기록했으나, 후반기 들어서는 152타수 51안타(3홈런) 23타점 29득점 타율 0.336으로 타율이 1할 이상 올라갔다. 

지난 5월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번타자로 나선 최재훈은 계속해서 2번타자와 포수라는 체력 소모 큰 2개의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반기보다 오히려 후반기 성적이 더 좋아지면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9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최재훈은 "2번타자가 익숙해질 때가 됐다. 감독님이 이야기하셔서 갈 수 있겠구나 생각만 했는데 진짜 2번 치니까 어려운 게 많았다. 포수가 2번이라는 게 체력도 그렇고 부담이 있었다. 뒤 타자가 쳤는데 홈에서 아웃되면 욕을 많이 먹으니까 그것도 부담이 됐다"고 2번타자로 시즌을 보내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타격이 안될 때 수비라도 보탬이 되자는 생각이 들어서 생산력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수치가 이 정도까지 오를 줄 몰랐다.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갖추니까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내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인정받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부담도 많이 생겼고 너무 안되니까 2배로 더 힘들었다. 그래서 내가 이 정도였나 생각했다"고 전반기 부진을 돌아봤다.

힘들어하던 최재훈을 잡아준 이가 바로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였다는 것이 그의 말. 최재훈은 "초반에는 코치님이 이야기할 때 나와 안 맞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훈련을 하다가 접기도 했다. '왜 안 될까' 생각할 때 워싱턴 코치가 와서 '나 믿어봐.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안 해도 된다'고 했다. 후반기에 잘 되니까 코치님이 '바보'라고, 왜 안 믿고 안 했냐고 하더라"며 워싱턴 코치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타격 뿐 아니라 포수로서도 한층 성장한 시즌이다. 어느 때보다 젊은 투수들을 자신의 손으로 이끌어야 했기 때문. 최재훈은 "제일 좋은 건 (김)민우가 10승 이상을 해서 그것으로 만족한다. 제일 미안한 건 카펜터다. 잘 던졌을 때 승을 못 한 게 팀도 그렇고 나도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재훈은 이어 "우리 팀이 젊은 피들의 힘으로 초반에 달렸다. 시즌을 지나다보니까 경기를 많이 뛰어본 선수들이 없어서 체력이나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어린 선수들이 팀에서 주전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생각을 해서 멈추지 않았나 싶다. 정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여야 강해진다"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FA라는 생각을 지우고 집중하다 보니 커리어하이 시즌을 맞았다. 최재훈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하면 되겠다는 확신을 얻고 2021년을 마무리하고 있다. 2년 연속 최하위의 부진 속에서도 팀을 이끌어온 안방마님 최재훈이 올 겨울 FA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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