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같은 수비로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은 최지훈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롯데 팬들에게 김강민(39·SSG)은 빨리 은퇴했으면 하는 선수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90% 여기에 10% 정도의 푸념이 섞인 멘트다.

김강민이 롯데를 상대로 잘하거나, 특히나 결정적인 순간 뭔가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강민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롯데전에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 낸 기억이 적지 않았다. 다만 김강민은 이제 우리 나이로 마흔. 당장 은퇴하지는 않겠지만,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롯데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그런데 김강민의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자 또 다른 ‘롯데 킬러’가 나타났다. 바로 김강민의 중견수 후계자로 불리는 최지훈(24)이다. 지난해 데뷔한 최지훈도 선임의 노하우를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유독 롯데 팬들의 한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잘 치기도 하고, 결정적인 순간 빛나기도 하며, 또 수비에서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내는 것까지 닮았다.

최지훈은 특히나 수비에서 빛난다. 펜스 플레이, 다이빙 캐치, 정확한 송구 등으로 롯데의 흐름을 깨뜨려 먹은 적이 많았다. 올해는 8일까지 롯데를 상대로 12경기에서 타율 0.283, 1홈런, 6타점, 8볼넷을 기록하는 등 공격에서도 업그레이드됐다.

9일 경기에서도 롯데의 흐름을 정면으로 가로막은 장면이 나왔다. SSG가 2-0으로 앞선 7회였다. 선두 대타 나승엽이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이대호의 잘 맞은 타구가 우중간을 향했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였다. 잡기 어려워 보이는 타구 속도였다. 그러나 김강민이 없는 문학의 센터에는 최지훈이 있었다.

전력질주한 속도는 엄청났고, 낙하지점까지 최단거리를 찾아간 건 효율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다이빙 캐치는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1루 주자 나승엽도 안타를 예감하고 거의 2루에 다 간 상황이었는데 아웃 사인이 나자 겨우 1루에 귀루할 수 있었다.

만약 다이빙 캐치를 하지 못했다면 나승엽이 3루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2-0으로 앞선 무사 1,3루라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최지훈의 슈퍼캐치 덕에 장지훈도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7회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더그아웃의 분위기가 크게 올랐음은 물론이다. SSG는 8회 서진용, 9회 김택형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롯데의 추격을 따돌리고 끝내 2-0으로 이겨 5할 승률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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