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롯데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끈 조영우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올 시즌 SSG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없었던 세 명의 선수가 5위 싸움의 분수령이었던 이번 주 3승을 잡아냈다. 최민준 오원석에 이어, 이번에는 조영우(26)까지 역투하며 기어이 팀을 5할 승률로 복귀시켰다. 

조영우는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6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실점 역투하고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다. 데뷔 후 인천에서 단 1승도 없이 9연패를 기록 중이었던 조영우는 이 징크스까지 깨뜨리며 기쁨이 두 배가 됐다.

볼넷을 4개 내주기는 했지만, 최대한 까다롭게 승부하며 최근 물이 오른 롯데 정예 타선을 막아냈다. 최고 구속은 143㎞로 그렇게 빠르지 않았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공에 롯데 타자들이 물끄러미 서서 보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이라는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며 기어이 자신의 경력 최고의 투구를 완성시켰다.

사실 조영우는 시즌 초반 SSG 마운드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해보다 구속이 늘어나며 기대를 모은 조영우는 김원형 SSG 감독의 신임을 받고 개막 엔트리를 비교적 빨리 확정지은 축에 속했다. 김 감독은 선발 자원으로 불펜에서도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조영우를 전천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른 구속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김 감독은 최대한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조영우를 투입하며 기분 전환을 시켜주기 위해 애 썼으나 잘 되지 않았다. 결국 2군에 갔고 자신감이 떨어진 조영우는 한동안 방황했다. 조영우는 9일 경기를 마친 뒤 “솔직히 말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다. 역시 안 되는구나, 이런 생각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2군 코치들의 격려 속에 다시 힘을 냈고, 2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구위를 끌어올렸다. 준비가 됐다는 보고를 받은 김 감독은 다시 조영우를 호출했고, 팀 선발난 속에 선발로도 기회를 얻으며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이어 가고 있다.

조영우는 경기 후 “기분이 좋다. 오늘이 중요한 경기였다. 그래서 이닝을 길게 던진다기보다는 이틀간의 시간이 있으니까 강하게 짧은 이닝으로 하려고 했던 게 좋았던 것 같다”면서 “롯데는 조금 느린 주자들이 많고 대신 멀리 칠 수 있는 타자들이 많다. 타자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그전에는 스트라이크를 들어갔는데, 볼넷 줘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5일 잠실 LG전에서의 최민준(7이닝 무실점), 6일 LG전에서의 오원석(6이닝 2실점)의 투구를 보며 정신무장도 단단히 했다. 조영우는 “이제부터는 한 경기가 한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책임감이라기보다는 진짜 다음 투수한테 넘겨줄 때 좋은 상황에서 넘겨주자고 다짐했다”고 떠올렸다. 

그 다짐대로 조영우는 앞선 상황, 주자가 없는 깔끔한 상황에서 7회 장지훈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그 상황을 만들기 위해, 힘든 동료들에게 최대한 짐을 남기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혼신의 투구를 한 결과 팀의 5할 승률 및 5위 복귀를 이끌 수 있었다. 

경기 후 김원형 SSG 감독도 "영우의 인생투 경기였다. 이렇다할 위기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투구를 보여줬다. 젊은 선발진들의 활약 덕분에 막판 레이스에서 팀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이제 몇 경기 남지 않은 조영우는 “경기에 나가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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