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올해 13명의 선발투수를 기용했다. 10경기 미만 선발 등판한 선수가 8명이고, 5경기 이하인 선수가 6명이다. 선발 로테이션 변화가 잦았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에는 페이스가 더뎠던 임찬규가 합류하지 못했고, 9월에는 앤드류 수아레즈가 등 근육 손상으로 이탈했다. 자연스럽게 대체 선발투수가 많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 자리를 확실히 메웠다고 할 만한 선수를 내세우기가 쉽지 않다.
손주영과 배재준이 각각 선발투수로 1승을 올렸지만 모두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차이가 컸다. 김윤식은 불펜에서는 안정감을 보여줬지만 선발투수로 나가면 스트라이크존을 찾지 못했다. 차우찬은 무리한 올림픽 참가로 부상이 재발했다. 이우찬 이상영도 5선발에 안착하지 못한 채 오프너와 불펜으로 이동했다.
LG는 정규시즌 21경기를 남기고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23세 이하 야구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던 왼손투수 임준형이 다음 후보에 올랐다. 9일 잠실 kt전에서는 5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3⅔이닝 1실점으로 경기 초반 LG가 리드를 잡는데 큰 도움을 줬다. LG는 6-1로 kt를 꺾었다.
류지현 감독은 10일 임준형에 대해 "퓨처스팀에서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고, 투수코치가 이제는 1군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임준형은 9일 선발 등판 전에도 9월 두 차례 1군 등판에서 6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구원투수로 나와 5⅓이닝 3실점을 기록한 적도 있다. 당시에도 류지현 감독은 임준형의 1군 등판 기회가 점점 더 늘어날 거라고 예고했다. 그런데 임준형이 23세 이하 야구월드컵 대표팀에 뽑히면서 그 시기가 늦춰졌다.
류지현 감독은 "앞으로도 더블헤더가 있기 때문에 임준형이 선발로 나갈 기회가 있을 거다. 시즌 시작할 때 5명이 아니라 적어도 8명의 선발투수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임준형은 그 8명에 들어가는 선수가 아니었는데, 준비를 잘한 덕분에 힘이 돼줬다. 이천의 코칭스태프들이 잘 준비해준 점에 감사하다"며 선수는 물론이고 코치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임준형의 다음 등판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듯하다. LG는 10일 kt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8경기를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