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디 벨린저(왼쪽)-데이브 로버츠.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부진했던 MVP가 꿈틀대고 있다. LA 다저스 코디 벨린저가 정규 시즌 악몽을 지우고 있다.

벨린저는 2019년 내셔널리그 MVP다. 당시 156경기 출전 타율 0.305(558타수 170안타) 47홈런, 출루율 0.406, 장타율 0.629, OPS 1.035를 기록하며 다저스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에서 골드글러브, 타격에서 실버슬러거를 모두 휩쓸었다. 다저스 벨린저 전성기가 열릴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2021년 정규 시즌 때 벨린저 활약을 기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2020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다가 어깨를 다쳤고, 수술까지 받았다. 이후 부진했다. 올해 정규 시즌에서 타율 0.165(315타수 52안타) 10홈런, 36타점, OPS 0.542를 기록했다. MVP 출신이라고 믿기는 어려운 성적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벨린저를 하위 타순에 기용했고,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졌다. 투수 앞 타순. 팀 타순에서 가장 타격 능력이 좋지 않은 타자들이 들어가는 타순에 벨린저가 이름을 올렸다. 수모에 가까운 위치. 

그러나 이번 포스트시즌에 들어와 벨린저는 하위 타순에서 결정적 활약을 보태며 다저스 승리를 이끌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에서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9회 3-1 끝내기 승리를 거뒀는데, 벨린저의 볼넷이 밑거름이 됐다.

1-1 동점인 9회말 2사 주자 없을 때 벨린저가 섰다. 벨린저는 6구 대결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어 이날 교체로 경기에 투입된 크리스 테일러가 좌중월 2점 홈런을 날려 경기를 끝냈다. 벨린저 타석 입장 때 연장전을 예상했으나, 그가 볼넷을 얻어 경기를 끝내지 않았고, 테일러가 홈런으로 경기를 끝내 모두의 예상을 뒤집었다.

벨린저 활약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도 빛났다. 다저스가 2-1로 앞선 6회초 선두타자 트레이 터너가 좌익수 쪽 2루타를 쳤다. 윌 스미스와 테일러 볼넷으로 1사 만루. 타석에 벨린저가 나섰다. 벨린저는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려 점수 차를 벌렸다. 이어 AJ 폴락 적시 2루타가 나와 다저스는 승기를 잡았다. 1점 차 근소한 대결 분위기를 한 번에 바꾸는 벨린저의 적시타였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벨린저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대단한 안타였다. 벨린저가 자신의 어깨이 있는 무거운 짐을 덜어낸 것 같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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