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아메리칸리그 MVP가 확실시되는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본프로야구의 전설인 장훈 씨는 ‘독설가’로도 유명하다. 여전히 프로야구 주류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장훈은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은 물론 비판도 쏟아낸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와 같은 선수들은 아예 대립각을 세우기도 한다. 장훈의 사상이 요즘 야구와 젊은 선수들에게 잘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지만, 여전히 파급력이 크다는 것이 일본 내 평가다. 장훈은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의 도전에도 박수를 보내는 와중에서도 오히려 “투수와 타자 중 하나에 전념하는 게 낫다”고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올해 시작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오타니가 올해 ‘투타 겸업’이 현대야구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자 생각이 조금 바뀌는 양상이다. 장훈은 10일 자신이 고정 출연하는 ‘TBS’의 선데이 모닝에 출연한 자리에서 “오타니를 칭찬해달라”고 말하며 올 시즌 활약을 인정했다.

장훈은 “이번 시즌 굉장한 노력을 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두운 시대에, 이 사람의 활약이 밝았고 또 매일 기다려졌다”고 이례적인 ‘극찬’을 남겼다. 이어 “그냥 오타니를 칭찬해달라. 치고 던지는 선수는 미국에도 없다. 여러 번 말한 대로 그냥 칭찬해달라”고 되풀이했다.

다만 독설가답게 아쉬운 것도 짚었다. 바로 홈런왕이다. 장훈은 “여러 번 말했듯이 프로스포츠에서는 2등도 꼴찌”라면서도 “타율이 많이 떨어졌고, 홈런왕이 되지 못했다. 역시 금메달을 취하지 못하면 가치가 없다. 이것이 유일한 유감”이라며 막판 홈런왕 레이스에서 밀린 것을 아쉬워했다.

팔꿈치 부상 여파에서 완전히 탈출한 오타니는 올해 타자로 155경기에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65라는 대활약을 펼쳤다. 투수로도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2패 평균자책점 3.18의 호성적을 거뒀다. 이런 활약은 장훈의 시선까지 바꾸는 데 성공했다.

홈런왕을 차지하지 못한 것, 그리고 10승 도전서 아쉽게 좌절한 것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은 따놨다는 평가다. 이제 전성기를 열어젖힌 오타니의 내년 시즌이 더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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