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투수 장현식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투수 장현식이 3일간 4연투를 소화했다. 

장현식은 10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3-0으로 앞선 8회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5-0으로 한화를 꺾고 3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10위 한화에 5.5경기차 앞서게 돼 사실상 9위를 굳혔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8회 마운드에 오른 장현식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장현식은 이미 최근 3일간 등판해 공을 던졌기 때문.

장현식은 8일 LG전에서 2-2로 맞선 8회 나와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9일 한화전에서도 6-4로 앞선 8회 1이닝 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면서 이틀간 33구를 던졌다.

10일은 KIA와 한화의 더블헤더였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10일 더블헤더 1경기를 앞두고 정해영과 장현식의 3연투 가능성에 대해 "첫 경기는 일단 대기한다. 투구수나 상황에 따라 조율할 부분은 있지만 대기할 것"이라고 했는데 장현식은 3-1로 앞선 8회 나와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15구)을 기록했다.

그리고 약 3시간 정도 쉰 뒤 더블헤더 2경기에 또 나온 것이다. 여기에 야수 실책, 불운의 번트안타로 무사 1,2루가 된 상황에서 비가 내려 10분간 우천중단되며 투구 리듬이 끊기기까지 했다. 장현식은 경기가 재개된 뒤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우려보다는 좋은 구위를 보여줬다. 투구수는 13개였다.

올해 리그에서 4연투는 kt 주권(9월 9~12일)이 한 차례 있었다. 평소 경기보다 피로도가 높은 더블헤더가 낀 3일간 4연투는 삼성 오승환과 임현준이 지난해 10월 한 차례씩 기록했다. 산전수전 베테랑 오승환이 10월 16~18일 3일간 4경기를 뛰었을 때조차 놀라움과 걱정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임현준은 10월 1~3일 4연투했는데 원포인트 릴리프라 그나마 투구수가 총 16개였음에도 투수 기용에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2013년 데뷔 후 처음 4연투를 소화한 장현식은 지난해 1군 등판이 37경기 41이닝이었는데 올해 63경기 71⅓이닝으로 투구수와 이닝이 갑자기 늘었다. 지난해 마무리였던 전상현의 부상으로 정해영이 보직을 옮기자 장현식이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셋업맨이 됐다. 입단 후 2019년 9홀드가 가장 높은 구원 포인트였으나 올해 벌써 28홀드로 리그 홀드 단독 선두다.

여기에 63경기, 71⅓이닝, 1234구(시즌 총 투구수) 모두 리그 불펜투수 중 최다 기록을 갖게 됐다. 이번 3일간 4연전을 거치면서 모두 뒤집었다. 그러나 결코 장현식에게 달가운 기록은 아니다. 현재 컨디션이 좋긴 하지만 아직 평균값이 쌓이지 않은, 충분히 관리를 해야 할 투수에 속하기 때문이다. 특히 장현식은 스프링캠프까지만 해도 2군에서 선발 준비를 했다.

모든 경기는 이겨야 할 가치가 있고 프로팀은 이길 의무가 있지만 굳이 KIA가 10일 더블헤더 2경기를 잡고 3연승을 하기 위해 장현식을 더블헤더 두 경기 포함 4경기 연속 기용했어야 했을까. 장현식을 그동안 충분히 관리해왔다가 팀의 승부처에 과감하게 쓴다는 느낌을 주기에는 장현식의 이닝수, 경기수가 이미 너무 많았고 팀은 현실적으로 9위에 처져 있는데다 10위 한화와 경기차도 1~2경기 진다고 해서 뒤집히지 않을 만큼 벌어져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10일 더블헤더 2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 모두의 노력으로 2승을 거둘 수 있었다. 1,2차전 모두 불펜 투수들이 굉장한 피칭을 해주며 승리를 잘 지켜줬다"며 장현식을 포함한 모든 불펜들을 칭찬했다. 그러나 KIA는 장현식의 4연투와 정해영의 3연투로 인해 팀 연승에도 불펜 혹사 논란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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