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도 기미야스 감독. ⓒ 소프트뱅크 SNS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왕조를 지킨 구도 기미야스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지난 6년 동안 4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5번이나 정상에 올랐던 소프트뱅크지만 올해는 10일까지 퍼시픽리그 4위에 머물러 있다. 3위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5.5경기 차로 남은 경기에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포스트시즌 진출은 어려워졌다. 구도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구단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한 일본 야구기자가 구도 감독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 현역 시절을 지켜보며 구도 감독에게 갖게 됐던 선입견이 지난 6년 동안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스포니치 기미지마 게이스케 전문위원은 11일 "소프트뱅크 구도 감독에게 사과하고싶다. 선수는 감독을 비추는 거울이다"라는 칼럼에서 자신이 선입견을 떨치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구도 감독의 아들인 배우 구도 아스카와의 일화다. 기미지마 기자가 "아버지 현역 시절 담당기자였다"고 인사하자, 구도 아스카는 눈을 반짝이며 반가워했다고 한다.

잠시 후 매니저가 기미지마 기자를 찾아왔다. 그는 내심 '어디까지만 기사로 써달라는 내용이겠지'라고 짐작했는데, 사실은 전혀 다른 얘기였다. 구도 아스카는 매니저를 통해 '갑자기 대화를 나누게 돼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는데,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싶으니 명함을 한 장 줄 수 있겠느냐'고 부탁했다. 기미지마 기자는 "이런 아들을 기른 아버지는 분명 좋은 지도자다"라고 감탄했다.

선수들에게 끼치는 영향력도 훌륭했다. 기미지마 기자는 "구도 감독 재임 기간 선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알프레도 데스파이네조차 내야 땅볼에 1루까지 전력질주한다. 심판 판정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취재진에게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7년간 5차례 우승한 것보다, 이렇게 야구에 진지한 선수들을 키워낸 업적이 크다"고 구도 감독을 추어올렸다.

그는 "현역 시절 '유아독존'하는 태도를 떠올리며 이렇게 훌륭한 지도자가 될 거라 상상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가 인격자인 오 사다하루 회장, 아키야마 전 감독의 뒤를 잇는다고 했을 때 의외라는 생각도 했다. 이 생각에 사과하고 싶다. 구도 감독은 적임자였다. 존경받는 지도자였고, 아버지였다"고 썼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내년 시즌을 기대하며 유임을 요청했지만 구도 감독의 사임 의사가 분명했다. 이미 고쿠보 히로키 전 대표팀 감독이 수석코치로 합류하면서 '차기 사령탑' 후보로 언급되고 있었다. 구도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에는 아내의 건강 문제로 사임했던 아키야마 고지 전 감독이 돌아올 수 있다는 소문도 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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