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민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포수 유강남의 미트는 분명 바깥쪽 낮은 곳에 있었는데, 정작 투구는 kt 김민혁의 오른발을 향했다. 1회 선두타자에게 던진 몸에 맞는 공은 비극의 예고편이었을까. LG 오른손투수 이민호가 11일 kt 위즈와 경기에서 제구력 문제를 노출하며 '1위 추격전'에서 3이닝 만에 교체됐다. 

패전투수는 이민호가 아닌 함덕주였지만 일주일 동안 8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정에서 첫 선발투수가 3이닝 만에 교체된 점은 분명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당장 11일 경기에서도 이민호가 5이닝을 채웠다면 함덕주가 6회 나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LG는 2-4로 져 kt와 3.5경기 차가 됐다. 

이민호는 지난달 16일 NC와 경기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6⅓이닝 동안 탈삼진을 11개나 잡았다. 데뷔 후 가장 압도적인 투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강렬한 투구는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그 뒤로 4경기에서는 13⅓이닝 동안 15실점, 평균자책점 9.45에 그치고 있다. 

이 4경기에서 전부 몸에 맞는 공이 나왔다. 11일에는 몸쪽에 붙이려는 의도가 아니었는데도 슬라이더가 전혀 다른 방향을 향했다. 

첫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에는 커맨드를 잃었다. 이민호는 1회 무사 1, 3루에서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실점했다. 2사 후에는 실책까지 나오면서 투구 수가 44개까지 늘었다. 1회가 끝났을 때 시간은 오후 2시 28분이었다. 

2회와 3회에도 볼넷이 계속 나왔다. 피안타는 단 2개뿐이었지만 kt 타자들은 무리하게 공격할 이유가 없었다. 이민호의 공이 그만큼 이리저리 흩날렸다. 11일 경기만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반복됐던 문제가 다시 재발했다. 

LG는 30일 최종전까지 19일 동안 19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발투수를 골라 쓸 여유가 없다. 이민호는 여전히 LG 코칭스태프가 생각하는 선발 로테이션의 상수지만 지금은 그래서 문제다. 재정비할 틈 없이 계속 실전에서 살아나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제 입단 2년차로 언제든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었는데 너무 일찍 상수로 못박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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