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KIA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나선 한화 내야수 정은원.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은원이 1번타자로 최고의 선구안을 입증했다.

정은원은 10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 1회말 이민우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정은원은 볼넷 1개를 추가해 시즌 100볼넷을 달성했다. 시즌 100볼넷은 역대 17번째 기록이고 1999년 이승엽(당시 23세 11일)을 넘어 최연소(21세 8개월 23일) 기록이다. 인물로만 따지면 13번째 선수다. 마지막 리그 시즌 100볼넷 선수는 2016년 김태균이었다. 정은원은 더블헤더 2경기에서도 볼넷 1개를 추가했다.

그의 시즌 100볼넷은 리그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볼넷왕은 4번타자가 가진 이미지였다. 거포들과 까다롭게 승부하다보니 볼넷이 많이 나왔던 것. 반대로 1번타자는 어떻게든 공을 맞히고 출루하기 때문에 볼넷이 오히려 적었다. 100볼넷 달성자들만 해도 이승엽, 김기태, 장종훈, 양준혁, 테임즈, 브룸바, 최준석 등 장타자들이다.

그러나 정은원은 입단 후 계속해서 선구안을 키우면서 KBO 1번타자 최초 100볼넷이라는 이색적인 기록의 보유자가 될 수 있었다. 2년차였던 2019년까지만 해도 48볼넷 101삼진으로 삼진이 더 많았지만 지난해 41볼넷 41삼진으로 선구안이 급성장했고, 올해도 101볼넷 102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정은원은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전성기 시절 조이 보토(2015년 143볼넷)를 보는 것 같다"고 극찬했던 전반기 활약에 비해 후반기 주춤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10일 더블헤더 1경기를 앞두고 정은원에 대해 "공을 많이 보는 선구안은 정은원의 스타일이다.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고비를 꼭 극복하고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정은원은 지난해 8월 손목 요골 골절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시즌 막판 2군 내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재활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결국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결국 지난해 성적은 79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 한을 풀 듯 올해 한 차례도 다치지 않고 풀 시즌을 치르고 있는 정은원이다. 시즌 100볼넷 목표를 이룬 2021년 팀은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정은원 만큼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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