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첫 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키움 장재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 KIA를 최대의 고민에 빠뜨렸던 두 고교 특급 선수가 계약금 협상을 모두 끝냈다. 그러나 역시 예상대로 역대 최고치와는 다소간 거리가 있었다.

KIA의 1차 지명을 받은 만능 플레이어 김도영은 계약금 4억 원에,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은 우완 파이어볼러 문동주는 계약금 5억 원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야구계에서는 “예상했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계약을 맺었다”는 평가다.

김도영은 3억 원에서 4억 원 사이 정도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리고 그 예상치의 가장 높은 지점인 4억 원에 계약했다. 문동주는 투수라는 특성상 김도영보다는 조금 더 높은 금액으로 계약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더러 있었다. 결국 김도영의 계약을 모두 지켜본 뒤 1억 원 더 많은 5억 원에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현 시점에서 특급 선수의 계약금 기준은 3억 원이다. 이를 넘어서면 특급으로 평가된다. A구단 스카우트는 “이전 사례가 있어서 그렇지, 두 선수의 계약금은 현재 상황에서 결코 적지 않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B구단 스카우트 또한 “장재영(19·키움)과 나승엽(19·롯데)이 워낙 대단한 계약금을 받았다. 김도영 문동주의 금액이 적지는 않다고 본다”고 동조하면서 “아무래도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된 이슈가 김도영 문동주보다는 더 강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장재영과 나승엽은 MLB 진출 이슈가 있었고, 나승엽은 계약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결국 그런 점이 본질적 가치보다 더 많은 계약금으로 이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장재영은 9억 원에 계약했다. 이는 한기주(10억 원)에 이은 역대 2위권 수치였다. 나승엽도 야수 최고액인 5억 원을 받았다. MLB 진출을 포기한 대가가 얹혀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후배들의 계약으로 새삼 대단한 계약금임을 증명한 두 선수가 무럭무럭 성장할 것이냐도 관심이다. 가지고 있는 그릇 자체는 MLB 구단들도 관심을 보였을 정도로 무척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장재영은 150㎞ 이상을 던지는 완성형 선발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나승엽 또한 타격 능력에서는 올스타급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여전하다.

올해 출발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을 쌓고 있다”로 종합할 수 있다. 나승엽은 래리 서튼 감독의 부임 이후 1군에 올라와 1·2군을 오가고 있다. 2군에서 쌓고 다진 것을, 1군에서 테스트한다. 11일까지 시즌 48경기에서 타율 0.221, 2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09를 기록 중이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는 외야수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일단 주로 코너 내야를 맡고 있다.

▲ 꾸준하게 경험을 쌓고 있는 롯데 나승엽 ⓒ곽혜미 기자
언젠가는 포지션을 고정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서튼 감독은 당분간 이 출전 빈도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오히려 1·3루를 모두 맡을 수 있는 활용성이 있기에 1군 무대에 조금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어쨌든 구단과 현장이 같이 챙기는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확실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섞인다.

계약금만큼이나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장재영은 ‘제구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올해 1군 19경기에 나서 17⅔이닝을 던졌는데 볼넷이 24개였다. 결국 평균자책점 9.17을 기록하고 9월 16일 2군으로 내려갔다. 2군 16경기 성적도 평균자책점 7.24로 인상적인 건 아니다. 2군에서도 역시 볼넷(32⅓이닝 42볼넷)이 많다.

그러나 키움은 지금 당장의 성과보다는 미래에 주목하고 있다. 시즌 중반에는 실전 투구를 멈추고 아예 제구를 잡는 프로그램을 단독적으로 시행할 정도였다. 워낙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투구 밸런스만 잘 잡히면 충분히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다. 계약금의 가치를 당장 증명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무럭무럭 성장하는 것을 보는 맛 또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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