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이정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타율 안 봐요." 

하루에 안타 3개를 몰아치면서 타율 1위(0.357)를 되찾은 지난 12일, 키움 이정후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타이틀 경쟁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타율은 누적치가 아니라 오르고 내리고 한다. 집에서는 야구를 잘 보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신경 쓰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이정후의 목소리가 조금 더 진지해진 대목은 그보다 팀 성적, 키움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에 있었다. 키움은 12일 NC전 승리로 공동 5위에서 단독 5위가 됐다. 그는 "계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었기 때문에 올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정후가 가장 힘줘 말한 순간은 또 따로 있었다. 타율 1위 경쟁을 펼치는 상대가 22살 kt 강백호라는 점이었다. 이정후와 강백호 같은 이른바 '베이징 세대'가 팀에서 주축 선수로 인정받을 수록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밝아졌다는 뜻이라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20대 초반 선수들, 나나 강백호 같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선배들 가신 길을 우리가 따라야 한다. 프로에서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우리(젊은 선수)가 선배를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이 프로선수로서 의무다. 내년 아시안게임은 어린 선수들 위주로 간다고 하는데, 그전에 리그에서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한다."

이정후는 올림픽을 앞두고도 자신의 명예보다 한국 야구, KBO리그의 미래를 위해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고 했다. 23살 젊은 나이에도 벌써 '큰 그림'을 그린다. 이정후는 언제부터 이렇게 거시적인 생각을 하게 됐을까.  

그는 "각 팀 주전을 보면 30대 선배들이 많지 않나. 빨리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서 리그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 KBO리그가 더 강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언제까지 선배들에게 의존할 수는 없다"며 "그분들이 걸어온 길에 누가 되지 않게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 어려서 못해도 괜찮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투수 타자 모두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더 잘했으면 좋겠다"며 '동년배'들이 그릴 밝은 미래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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