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구단 역사상 첫 100득점-100볼넷 동시 달성에 도전하는 홍창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홍창기(28·LG)의 성적은 대충 보면 아주 화려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0.350의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30홈런 이상이나 100타점 페이스를 달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실제 경기장에서 같이 뛰는 선수들은 홍창기를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손꼽는다. 언제든지 출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타석에서 매우 까다로운 타자가 됐다는 평가다. 때로는 공격적인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더니, 때로는 끈질긴 승부로 볼넷을 고른다. 출루율과 OPS(출루율+장타율)가 강조되는 시대, 세이버매트릭스 관점에서 홍창기는 매우 매력적인 선수다.

홈런왕이나 타점왕, 타격왕 타이틀은 없을 수 있어도 홍창기의 2021년 시즌 끝에는 제법 큰 대기록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12일까지 팀의 126경기 모두에 출전한 홍창기는 타율 0.323, 출루율 0.447, 149안타, 85득점, 21도루, 92볼넷을 기록 중이다. 홈런 타자가 아니고, 리드오프라 타점 생산이 불리한 점을 빼면 나머지 부문에서는 모두 A급 성적을 보유 중이다.

이런 홍창기는 시즌을 144경기 완주할 경우 170안타, 97득점, 105볼넷 정도를 기록할 수 있다는 산술적인 계산이 나온다. KBO리그 역사상 100득점-100볼넷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손에 꼽는다. 홍창기가 우선 이 기록에 먼저 도전한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단일 시즌 100득점-100볼넷을 한 번이라도 동시에 달성한 국내 선수는 심정수 이승엽 장종훈 김현수까지 총 네 명에 불과하다. 외국인 선수로 범위를 넓혀도 에릭 테임즈 하나가 추가되는 정도다. 

그런데 국내 선수 중 100득점-100볼넷에 170안타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가장 근접했던 건 2015년 김현수(두산)로 103득점-167안타-101볼넷을 기록했다. 홍창기는 득점과 안타에서 조금 더 힘을 낸다면 국내 선수 역사를 새로 쓰는 셈이다.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는 홍창기는 LG의 남은 18경기에서도 팀의 리드오프로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기록을 추가할 무대는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문제는 최근 부진이다. 홍창기는 10월 들어 가진 11경기에서 타율 0.190, 출루율 0.306에 머물고 있다. 11경기에서 추가한 안타는 8개, 득점은 4개, 볼넷은 6개였다. 

12일 인천 SSG전에서도 그런 부진 탈출에 실패했다. 선발 리드오프로 이름을 올렸으나 4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에 그쳤다. 첫 타석에서는 바깥쪽 공 판정에 대한 아쉬움이 있긴 했으나 전체적으로 한창 좋을 때의 감은 아니라는 걸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볼넷이 줄어들고 삼진이 늘어난 것 또한 그리 좋은 징조는 아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페이스가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지면 기록 달성은 어렵다. 원래 자신의 모습을 찾아야 대기록에 이를 수 있다. 다행히 몸에 문제는 없다. 류지현 LG 감독도 홍창기의 잘 맞은 타구가 야수들에게 잡히고 있다면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최종 성적에 어떤 숫자가 찍힐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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