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하이픈. 제공ㅣ빌리프랩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최근 보이그룹들이 성 고정관념을 비트는 스타일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엔하이픈은 지난 12일 정규 1집 '디멘션: 딜레마' 쇼케이스에서 단체로 치마를 입고 타이틀곡 '테임드-대시드' 무대를 선보였다. 보이그룹이 교복 치마를 연상케 하는 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한 것이다.

이러한 치마 패션은 뮤직비디오에서도 등장한다. 멤버들은 가죽 소재의 치마를 입고, 힘 있는 퍼포먼스를 이어간다. 이를 보아, 엔하이픈은 이번 활동을 통해 다양한 치마 패션을 선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는 신선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성의 전유물로 통하던 치마를 보이그룹이 입었다는 것에 대한 호평이다. 심지어 엔하이픈이 다리를 마름모처럼 벌렸다가 오므리는 동작을 할 때, 치마가 펄럭이면서 퍼포먼스가 더욱 빛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보이그룹이 보편적으로 여성 옷으로 여겨지는 트위드 재킷, 크롭티 등을 입는 것은 더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2014년 빅뱅 지드래곤이 트위드 재킷을 입은 이후로 방탄소년단, 아스트로 등 K팝 대표 보이그룹들이 트위드 재킷을 입었고, 2018년 엑소 카이가 '템포' 활동 당시 크롭티를 입어 화제를 모은 이후, 샤이니 태민, 강다니엘 등 보이그룹 사이에서는 크롭티 스타일링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러면서도 남자의 치마패션은 빠르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성별을 기호로 구분할 때 여성이 치마로 표시됐던 만큼, 치마는 여전히 '여성의 옷'이라는 고정관념이 팽배했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NCT 127이 데뷔곡 '소방차'를 통해 치마 패션을 선보인 적 있지만, 난해하다는 것이 당시 팬들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 젠더 개념은 더욱 유연해진 분위기다. 방탄소년단 지민은 지난 5월 '버터' 티저를 통해 체크 치마로 스타일링했다. NCT 드림 천러도 같은달 '맛' 뮤직비디오에서 체크 치마를 선보였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역시 지난 8월 '루저 러버' 무대에서 단체로 치마를 입은 바 있다. 이어 엔하이픈까지 치마 패션으로 무대에 올라, 성 구분에 대한 경계가 흐려진 사회 분위기를 실감케 한다. 

실제로 최근 패션계에서는 젠더리스 패션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루이비통, 펜디, 로에베, 보테가 베네카, 프라다 등 여러 명품 브랜드가 이번 컬렉션에서 남성의 치마 패션을 선보였다. 치마가 이제는 남녀 모두의 패션 아이템으로, '여성스러워 보인다'는 개념을 깨뜨리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남성의 치마 패션은 더욱 스포티해보인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아직은 대부분 K팝 보이그룹들이 치마 안에 바지를 덧입거나, 치마처럼 보이는 튜닉 바지를 매치하는 등 무난하게 치마를 착용하고 있다. 대다수 팬들은 K팝이 글로벌 파급력을 지닌 만큼, 이러한 시도 자체가 성 편견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이그룹의 치마 패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다.  

엔하이픈 소속사 빌리프랩은 "엔하이픈의 신곡 '테임드-대시드'는 1980년대 감성의 뉴 웨이브 장르 곡이다. 그런 만큼 이번 의상은 젠더리스 문화가 성행한 70-80년대 패션과 최근 루이비통, 셀린,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들의 런웨이에 등장한 맨즈 스커트 트렌드에서 영감을 얻었다. 여기에 엔하이픈만의 청량 콘셉트를 전달하기위해 럭비티셔츠, 스타디움재킷, 헤어밴드 등 스포티한 요소를 더했다. 스타일에 있어서 경계를 두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즐기는 아티스트의 면모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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