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정용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LG 이정용의 온 힘을 다한 148km 직구가 타자 몸쪽 낮은 코스를 꿰뚫었다. 롯데 추재현은 볼을 직감했지만 주심의 판단은 달랐다. 2사 만루를 끝내는 서서 삼진. 이정용은 올 시즌 가장 강렬한 포효로 기쁨을 만끽했다. 이 공 하나가 LG의 패배를 막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LG 트윈스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4-4 무승부에 그쳤다. 5회까지 4-2로 앞서던 경기, 평소의 LG 불펜이라면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점수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정우영이 12일 멀티 이닝 35구 투구 여파로 휴식을 취하는 날이었다. 불펜 운영이 달라져야 했다.

LG는 6회 2점 리드에서 백승현을 투입했다. 백승현은 2아웃까지는 순조롭게 잡아냈지만 추재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주자를 쌓기 시작했다. 마차도에게는 적시타까지 맞았다. 손아섭을 막기 위해 등판한 최성훈까지 동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경기는 동점이 됐다. 결국 6회에만 세 번째 불펜투수 이정용이 나오게 됐다.

이정용은 6회 이대호를 잡은 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여기서 위기에 몰렸다. 안타 3방을 맞고 1사 만루. 이정용은 안중열을, 또 추재현을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여기에 8회까지 무려 2⅓이닝을 책임졌다. 올 시즌 1경기 최다 이닝 투구다. 그러면서 무실점으로 4-4 동점을 고우석에게 연결했다.

8경기 연속 무실점. 이제는 필승조라고 해도 될 만큼 안정감이 생겼다. LG 류지현 감독은 이정용을 두고 `고마운 선수`라고 표현했다. 지난 11일 "만약 지금이 시즌 끝난 시점이라면 불펜에서 가장 고마운 선수가 이정용이라고 말할 것이다. 송은범이 빠진 뒤에 이정용의 몫이 커졌다. 그걸 너무 잘해준 덕분에 다른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등판할 수 있게 됐다. 기용 방식이 달랐다면 성적도 더 좋았을 거다. 기록상 성적은 다른 선수들보다 떨어져 있지만 팀에 공헌도는 큰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13일 롯데전은 LG가 이정용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경기였다. LG는 비록 승리라는 최상의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지지도 않으면서 선두 싸움을 계속할 수 있는 위치를 지켰다. 1위 kt 위즈와 2.5경기, 2위 삼성 라이온즈와 1.0경기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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