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자격을 얻은 김광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막판 기적과 같은 연승 행진으로 포스트시즌 막차에 합류한 세인트루이스는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에서 지며 씁쓸하게 가을을 마감했다.

사실 시즌 전 전망과 객관적인 전력을 고려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막차를 탄 것도 그렇게 만족스러운 성과는 아니었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챔피언으로 세인트루이스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선발투수들의 부상 등 여러 악재에 휘청거리며 시즌 중반까지는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인 세인트루이스다.

일단 포스트시즌 무대에 발을 딛었다는 자체로 안도감이 들기는 하지만, 이제 세인트루이스는 조금 더 가열차게 선수단 정비를 할 태세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14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의 오프시즌 전망을 내놓으며 선발진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변수가 바로 김광현(33)이다. 2020년 세인트루이스와 2년 보장 800만 달러, 최대 1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던 김광현은 올해로 의무 이행이 모두 끝났다. 이제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저울질할 전망이다.

떠날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이 많다.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고, 잭 플래허티가 돌아온 것에 이어 내년에는 다코타 허드슨도 가세가 가능하다. 애덤 웨인라이트가 재계약을 맺었으며 마일스 마이콜라스도 계약이 남았다. 김광현의 활약은 인정하지만, 크게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반대의 시선도 있다. ‘디 애슬레틱’은 세인트루이스와 김광현의 추가적인 동행을 아예 배제하지 않았다. ‘디 애슬레틱’은 14일(한국시간) “2021년 팀에서 적절한 계약으로 다시 데려올 수 있는 FA 선수들이 꽤 있다”며 김광현을 그중 하나로 지목했다. 김광현은 2년간 35경기(선발 28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2.97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부상자로 힘겨웠던 팀 로테이션에서 실질적인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다.

내년 만 34세가 되는 나이를 고려할 때 장기 계약 후보도 아니고, 연 평균 금액도 어마어마하게 비싼 선수는 아니다. ‘가성비 계약'이 될 수 있다. ‘디 애슬레틱’도 “세인트루이스는 2년 800만 달러 계약이 끝나는 김광현과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었다. ‘디 애슬레틱’은 “세인트루이스가 8월 중순 이후 김광현을 로우 레버리지 상황의 불펜투수로 활용한 건 시사점이 있다”고 했다.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을 장기적인 팀의 선발투수로 보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만하다.

결정적으로 이 매체는 “김광현은 항상 선발을 선호해왔다”고 했다.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을 선발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김광현 또한 굳이 세인트루이스의 손을 잡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선발로 자신을 인정해주는 팀으로 이적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지난 2년의 시간 동안 코로나19와 부상의 암초에 걸렸던 김광현은 ‘풀타임 선발’로서의 마지막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현재 김광현 측이나 세인트루이스 측이나 아직 구체적인 협상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귀국한 김광현은 당장의 계약보다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차분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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