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래리 서튼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야구는 무조건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라고 배워왔을 미국 출신 감독도 연장전 폐지를 굳이 반대하지 않았다. 야구는 움직인다. 

롯데 자이언츠는 13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4-4로 무승부를 거뒀다. 0-4로 끌려가던 경기를 동점으로 마친 점은 다행이지만, 7회와 9회 역전 기회에서 무득점에 그친 점은 아쉬웠다. 롯데는 14일 경기까지 3-13으로 완패하면서 목표로 했던 정규시즌 5할 승률 달성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연장이 있었더라면, 적어도 13일 경기에서는 롯데가 유리했다. LG는 이 경기에서 이정용에게 2⅓이닝을 맡겨야 할 만큼 불펜에 유동성이 떨어진 상태였다. 반면 롯데는 앤더슨 프랑코가 선발 복귀 전 마지막으로 구원 등판하는 경기라 여력이 상대적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경기는 9회까지였다. 

후반기 일시 연장 폐지 결정이 내려졌을 때 예상됐던대로 KBO리그에 승패가 나뉘지 않는 경기가 늘어났다. 36경기가 무승부로 끝났다. '종주국' 미국에서 야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승패가 나는 종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9이닝 경기를 하게 된 일본 프로야구와, 후반기부터 이 제도를 따라간 KBO리그에서는 무승부가 익숙한 일이 됐다. 

미국에서 야구를 시작해 KBO리그에서 선수로, 또 감독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서튼 감독은 후반기 연장 폐지에 대해 "KBO리그가 할 수 있던, 리그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현실적인 대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조건을 달고 "축구에서는 이기면 승점 3점을 주고 비기면 1점을 준다. 이런 승점제가 아니라면 10회 이후 승부치기를 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경기 진행에 속도를 낼 수 있고, 승패도 가를 수 있어서다"라고 덧붙였다. 

롯데의 13일 무승부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질 뻔한 경기를 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뒤집을 수 있던 경기를 놓쳤다고 봤다. 

서튼 감독은 "같은 무승부라도 내용에 따라 다른 감정을 느낀다. 이겼을 때도 내용이 좋지 않으면 부족한 점을 돌아본다. 반대로 지더라도 내용이 좋았다면 만족스럽다. 우리가 목표한 방식대로 경기를 했는데 졌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제는 2사 이전에 3루 주자를 놓고 한 번만 불러들였다. 번트 실패도 있었다. 그런 점에 대해서는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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