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현수(왼쪽)와 서건창.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불펜 야구가 한계를 보이기 시작한 위기에서 에이스가 힘을 냈다. 타자들까지 화끈한 득점 지원을 안기면서 LG 필승조 투수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었다. 

LG는 13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3.68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었다. 선발은 3.90으로 kt(3.69)에 이어 2위, 대신 불펜이 3.47로 가장 강했다. 덕분에 5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이 0.880(44승 4무 6패)로 전체 1위였다.

그런데 선두 싸움이 뜨거워진 시점에서 LG의 지키는 야구에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10월 11일 kt전, 12일 SSG전, 13일 롯데전 3경기 모두 불펜 문제로 승리를 놓쳤다. 3경기 동안 불펜투수들이 무려 16이닝을 던졌고, 8점을 허용했다. LG는 2무 1패에 그치면서 1위 kt 압박에 실패했고 삼성에게는 2위를 내줬다.

13일 경기에서는 정우영과 김윤식이 휴식조에 속한 상황에서 4-2 리드를 지키지 못해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정용이 6회 2사부터 8회 끝까지 무려 2⅓이닝을 던지면서 패배를 온몸으로 막았지만, 6회 1이닝을 책임질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는 점은 우려를 남겼다. 이정용은 14일 휴식조로 빠졌고, 고우석도 12일과 13일 이틀 연투 여파로 14일 등판이 불확실했다. 

불펜을 아끼는 방법은 어려우면서도 간단하다. 선발투수가 길게 던지거나, 필승조가 나오지 않아도 될 만큼 대승을 거두면 된다. 최근 LG는 그 두 가지가 모두 어려웠다. 11일 선발 이민호는 제구 난조로 3이닝 투구에 그쳤다. 12일 선발 앤드류 수아레즈는 재활 후 빌드업 과정이라 60구를 계획하고 투구했다. 13일 선발 임찬규가 5이닝을 던졌지만 이날은 불펜 필승조 1명이 등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타선은 이 3경기에서 합계 10득점에 그쳤다. 

14일 경기에서는 지금까지 그렇게도 어려웠던 것들이 쉽게 이뤄졌다. 선발 케이시 켈리가 104구 역투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켈리는 3-0으로 근소하게 앞선 5회 무사 2루 위기를 극복하며 5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 기록을 이어갔다. 

타자들은 켈리의 역투에 대량 득점으로 지원했다. 1회 김현수의 적시타, 2회 유강남의 2타점 2루타가 나왔다. 켈리가 위기를 넘긴 직후인 6회에는 홍창기 김현수의 적시타에 채은성의 2점 홈런까지 나오면서 점수가 8-0까지 벌어졌다. 8회, 9회 추가점까지 더해 무려 13점을 올렸다. 

LG는 그동안 등판 기회가 많지 않았던 투수들에게 7회 이후를 맡겼다. 류지현 감독이 "이제는 힘이 돼 줘야 한다"고 말한 함덕주가 7회를 책임졌다. 이상규가 8회, 채지선이 9회를 지켰다. 선발 출전한, 그동안 출전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야수들도 경기 후반을 벤치에서 보냈다. LG는 13-3으로 롯데를 완파하고 2위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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