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케이시 켈리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사직, 신원철 기자] LG 케이시 켈리가 14일 롯데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추가했다. LG가 13-3으로 크게 이긴 가운데, 켈리가 3-0으로 근소하게 앞선 5회 무사 2루 위기를 극복하면서 흐름을 다시 LG 쪽으로 가져왔다. 

켈리는 5회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내줬다. 무사 2루는 이날 경기에서 켈리가 겪은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다. 1회 선두타자 딕슨 마차도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진루타 없이 이닝을 마쳤다. 6회에는 2사 후 주자 2명을 내보낸 뒤 전준우를 1루수 직선타로 막았다. 모두 5회 무사 2루보다 큰 위기는 아니었다. 

득점권 상황에서 만난 이대호를 1루수 뜬공으로 잡고 무실점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가장 중요한 승부는 정훈 타석이었다. 켈리는 여기서 무려 공 11개를 던진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정훈 뒤로는 안중열-장두성으로 이어지는 하위 타순이라 힘을 아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켈리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첫 4구에서 모두 다른 구종을 던졌다. 여기서 볼카운트 2-2. 그런데 5구 슬라이더가 볼이 되면서 풀카운트가 됐다. 이후 켈리는 슬라이더-투심-포심-커브-포심을 연달아 던졌는데, 정훈이 이 5구를 전부 파울 커트했다. 켈리 유강남 배터리는 여기서 '다른 선택'을 했다. 체인지업에 정훈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켈리는 "운이 따랐다.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집중력이 떨어진 시점에서 볼넷을 내준 적이 많았다. 정훈과 승부에서 내가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던졌는데 계속 파울이 나왔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럼에도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려고 노력했고, 자주 던지지 않던 구종인 체인지업을 던져서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는 이날 13-3 대승으로 2위를 되찾았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3위 삼성과는 경기 차가 없다. 게다가 LG의 목표는 2위 수성이 아닌 1위 도전이다. 켈리는 "편하게 지금 상황을 즐기고 있다. 1위와 차이가 크지 않다. 충분히 선두를 노릴 수 있다고 본다"며 "주장 김현수가 팀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면서 즐겁게 야구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LG 프랜차이즈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다승(42승, 종전 헨리 소사 40승)을 기록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시즌을 시작하면서 다승을 목표로 한 적은 없다. 내가 18승을 해도 팀이 우승하지 못하면 실패한 시즌이다. 내 목표는 우승이고, 동료들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기록은 영광스럽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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