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힌 유망주에서 올스타 선정이라는 반전을 이뤄낸 아롤디스 가르시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먼저 두각을 드러낸 건 형이었다. 아도니스 가르시아(36)는 2015년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244경기에 나갔다. 

그런 가르시아는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8년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50경기에 나갔기 때문이다. 성적은 타율 0.339, 8홈런, 34타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부상이 문제였다. 결국 한국을 떠난 가르시아는 2019년부터 멕시코 리그에서 뛰며 선수 경력을 이어 갔다.

그때 동생은 야구 인생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쿠바 출신으로 형을 따라 야구 망명을 선택한 아돌리스 가르시아(28·텍사스)는 일본 최고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관심을 받아 2016년 일본 무대를 밟았다. 당시 일본 언론에서는 “쿠바 출신의 슈퍼 유망주가 입단했다”고 큰 기대를 걸었다. 홈런 파워가 있고, 발도 빠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요미우리 팬 중 열정적인 팬들조차도 가르시아는 기억에 별로 없을 법하다. 그는 1군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일본 생활에 적응도 못했다. 음식 자체가 입에 맞지 않았고, 훈련에서는 거만한 태도도 물의를 일으켰다. 일본 문화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문제아’ 취급을 받은 끝에 2016년 8월 방출됐다.

가르시아는 일본에서 쿠바로 돌아가는 길에 환승지인 파리에서 쿠바가 아닌 도미니카행 비행기를 탄다. 그리고 2016년 12월 해외 아마추어 선수 자격으로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자리가 없었고, 결국 2019년 말 양도선수지명(DFA)된 뒤 텍사스로 현금 트레이드된다.

텍사스도 2016년 당시 가르시아 영입에 관심이 있었던 팀이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코로나19 여파를 제대로 맞아 지난해에도 전력 구상에 포함되지 못했고, 단 3경기만을 뛴 채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양도선수지명된다. 프로구단에서 세 번째 전력 외 통보.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가르시아는 그대로 잊히는 선수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그가 2021년 메이저리그의 반전 선수가 됐다. 텍사스는 시즌 뒤 구단 자체로 선정한 올해의 선수와 올해의 신인 선수를 발표했다. 수상자는 한 명, 가르시아였다. 텍사스 구단 역사상 두 부문을 석권한 선수는 가르시아가 처음이다. 나름대로 텍사스 구단의 역사가 된 셈이다.

가르시아는 시즌 149경기에서 타율은 0.243에 그쳤으나 31개의 대포를 때리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90타점도 수확했다. 형은 하지 못했던 메이저리그 올스타라는 성과까지 모두 쥐었다. 만 28세 시즌에 이룬 깜짝 반전이었다. 

텍사스 역대 신인 선수로는 홈런(31개), 타점(90개), 루타(264루타), 외야수 어시스트(16개)에서 모두 1위였다. 59개의 장타는 2위, 141안타는 3위로 역시 높은 순위였다. 가르시아는 내년에도 텍사스의 외야 전력에 포함돼 주전으로 뛸 전망이다. 더 이상 방출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신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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