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막판 힘없는 타격으로 노란불이 켜진 kt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일단 이겼다는 게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타격의 폭발력을 놓고 보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창단 후 첫 정규시즌 우승의 관건도 타격인데, 겨울에는 더 고민이 깊어질 만하다.

kt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6-2로 이겼다. 9월 말까지 정규시즌 우승에 직행하는 듯했던 kt는 10월 들어 타격이 부진하고 공수 밸런스가 맞지 않으며 지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연패를 끊고, 한숨을 돌렸다는 점은 다행이었다. 하지만 타격의 근본적인 고민을 풀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찬스 때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점수를 얻어내기는 했으나 화끈한 타격과는 거리가 있었다. 13안타 중 행운의 안타가 2~3개 있었고, 그 행운의 안타가 득점으로 연결된 점도 있었다. 최근 팀을 괴롭히고 있는 전체적인 타격 우려를 깨끗하게 씻어낸 경기는 아니었다.

kt는 올해 131경기에서 팀 타율 0.265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 4위로 평균(.260)을 조금 웃돈다. 그러나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740으로 리그 6위까지 떨어진다. 10월 이후로는 12경기에서 45득점, 경기당 워낙 3.75점 수준에 머물렀다. 강한 마운드의 힘으로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득점이 나야 할 때 나지 않으니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포스트시즌을 바라봐야 하는 팀이라는 점에서 1위 팀임에도 고민의 깊이는 얕지 않다.

kt의 지난해 팀 OPS는 0.794로 리그 2위였다. 기본적인 타격도 강했고, 승부처에서도 강인한 힘을 보여줬다. 올해 타격 저하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지난해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가 이적했기 때문이다. 로하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조일로 알몬테는 부진했다. 강백호가 분전하기는 했지만, 대다수 주축 선수들의 타격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로하스의 공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도 못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기웃거렸으나 손에 쥔 건 없었다. 구단이 생각하는 예산 한도를 벗어나자 입맛만 다시고 철수했다. 그 사이 주축 선수들을 한 살을 더 먹었고, 타격에서 기대했던 신진 세력들의 성장은 생각보다 더디다.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기도 쉽지 않다. 지금은 모험보다 안정을 택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몇몇 트레이드로 최소한의 야수 보강을 하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팀 타선의 ‘게임 체인저’가 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장도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 하고 있으나 한계는 명확하다. 그래서 주목받는 게 올 시즌 뒤 FA 시장이다. kt의 올해 최종 성적과 별개로, 공격력이 좋은 야수들이 나오는 FA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kt도 황재균 장성우라는 굵직한 내부 FA가 있다. 팀 내에 이들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 잔류 협상에 나설 것은 분명하다. 곧 시행될 샐러리캡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kt의 팀 연봉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고, 유한준 박경수 등 베테랑들의 연봉도 조금씩 빠질 시점이 됐다. 타 팀에 비해 팀 페이롤에 여유가 있다. 결국 모기업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평가다. 전력의 강화보다는, 유지 차원에서라도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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